배달앱 출혈경쟁 점입가경…무료배달에 구독제 멤버십까지

정유미 기자

배민 정기 구독 배달서비스 도입 주목

쿠팡이츠·요기요 등 출혈 경쟁 가속화

수수료↑ 소상공인·소비자 피해 우려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무료 배달’에 이어 정기 구독 배달서비스까지 도입하는 등 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싸움에 나서고 있어서다. 과도한 출혈 경쟁이 음식점주들과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구독제 멤버십을 도입한다고 예고했다. 서비스 명칭은 ‘배민클럽’으로 매달 일정 구독료를 내면 무료 알뜰배달(다건 배달)에 한집배달(단건 배달) 배달료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최소 주문액 이상이면 1인분만 주문해도 할인받을 수 있고 다른 쿠폰을 동시에 사용하면 추가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경쟁사인 쿠팡이츠는 현재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 회원을 대상으로 1만5000원 이상을 주문하면 무료로 음식을 배달해주고 있다.

주목할 점은 배민의 이번 구독제 멤버십이 쿠팡과 요기요까지 확대될 경우 배달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시장 판도 변화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배민의 멤버십 도입은 쿠팡이츠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배달업계 3위였던 쿠팡이츠는 지난 3월 26일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선언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2위였던 요기요는 지난달 1일 요기패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대폭 내렸고 배민은 알뜰배달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배민이 다시 배달 정책을 바꾼 것은 쿠팡이 무료배달에 이어 지난달 13일 월회비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나 올리면서다. 배민은 알뜰배달 무료 유지와 함께 10% 할인 선택지를 없애는 대신 한집배달 기본 배달비를 인하했다.

쿠팡의 공세는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3월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49만명으로 요기요 앱 사용자(598만명)를 넘어섰다. 사용자 기준 3위였던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앱 2위에 오른 것은 2019년 6월 출시 이후 처음이다.

고객 수 격차는 더 커졌다. 지난달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97만명으로 요기요(576만명)보다 121만명 많아 전달 51만명의 2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1위인 배민 사용자 수는 지난달 2109만명으로 여전히 쿠팡이츠의 3배 수준이었지만 전달 사용자(2126만명)보다 17만명 감소했다.

배민의 구독제 멤버십 전격 도입이 쿠팡의 가파른 성장세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문제는 이들의 극심한 경쟁에 소비자와 소상공인 등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은 무료 배달 가게가 되려면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야 하는 새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배민의 경우 6.8%의 수수료에 배달비 2500∼3300원을 점주가 부담하는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 쿠팡이츠 역시 9.8%의 수수료에 배달요금 2900원인 ‘스마트 요금제’에 들어야 하고, 요기요는 수수료 12.5%를 점주가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이전보다 늘어난 자영업자들은 음식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구독료와 배달료에 추가 음식 비용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외식업단체 대표들은 지난 16일 정부에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춰달라고 건의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3사가 무료배달 마케팅에 수천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막대한 비용은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면서 “고물가시대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달앱 수수료를 낮추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앱 3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앱 3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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