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늘어난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서민·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의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금융회사의 서민금융 출연금 요율을 가계대출의 0.03%에서 0.035~0.045%로 한시적으로 올리는 내용 등을 담은 서민과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서민금융법) 시행령 개정안을 21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요율 인상에 따라 내년 말까지 총 1039억원의 출연금이 추가로 모일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서민금융법에 따라 가계대출 잔액의 0.03%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있다. 2021년 법 개정으로 금융회사의 서민금융 출연이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출연금은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금융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금융회사의 공통출연요율을 은행권 0.035%, 보험·상호금융·여전·저축은행업권 0.045%로 내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한다. 은행권은 서민금융진흥원에 총 2214억원을 별도 출연할 예정임을 감안해 요율을 달리 적용했다.
서민금융법은 0.1% 범위에서 출연요율과 출연대상을 시행령(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정부는 국회 의결이 필요한 법률 개정 없이도 금융사 부담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시행령 개정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정책서민금융 공급 실적이 우수한 금융회사를 선정해 차등출연요율을 한시적으로 0.5%포인트 낮춰주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차등출연제도는 금융회사별로 신용보증잔액과 대위변제 수준을 반영해 출연요율을 0.5~1.5% 범위에서 차등 부과한다. 이로 인해 대위변제율이 높은 정책서민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렵다는 금융회사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서민금융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1일부터 7월1일까지 입법예고한 이후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내에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