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의 ‘직구 규제’를 사흘 만에 철회한 가운데 서울시가 안전성 검사를 어린이용품 외 생활 품목으로 확대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부터 5차례에 걸쳐 서울시가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을 검사한 결과 10건 중 4건에서 유해성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검사는 아동용품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사는 78개 제품을 검사했는데 31개(39.7%)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
어린이용 점토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와 MIT(메틸이소치아졸리논) 성분이 검출됐고, 어린이용 머리띠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다이부틸프탈레이트(DBP)가 기준치의 최대 270배 넘게 나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 수 감소와 불임, 조산 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은 플랫폼 업체에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
서울시는 어린이용 제품뿐 아니라 실생활에 많이 쓰는 냄비·도시락 등 식품 용기와 일회용컵·종이 냅킨 등 위생용품까지 안전성 검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정부 부처와 중복되지 않도록 관세청과 검사 대상과 시기 등을 협의해 사전 공유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인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편이냐 생존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해외 직구와 관련해 시민 안전위해성, 국내기업 고사 우려라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안전과 기업 보호는 이용자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해 물질 범벅인 어린이용품, 500원 숄더백과 600원 목걸이로 (국내)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며 “시민 안전과 기업 보호에 있어선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