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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종섭, 채 상병 사건 이첩 당일 통화’ 보도에 속내 복잡한 여당

입력 2024.05.29 17:09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의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협조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의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협조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결과 경찰 이첩 당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의 속내는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를 잘하고 있으니 채 상병 특검은 불필요하다’는 특검 반대 논리로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대통령실이 언급되는 데 대해서는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장관의 통화 내역 등 공수처 수사 관련 보도를 특검 반대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공수처가 수사를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니 특검 도입이 아닌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공수처에서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있다는 게 아닌가”라며 “특검을 운운할 게 아니라 수사 결과를 잘 지켜보면 된다”고 했다.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공수처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에도 민주당이 이 (특검) 이슈만 계속 끌고 가면 정치적인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면서도 경계하는 기류도 동시에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는 업무의 일환이고 위법한 게 아니라고 방어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과 장관이 통화를 안 하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 애초에 법리적으로 의율될 수가 없는 사안”이라며 “공수처가 ‘오버’하고 있다. 수사를 진작 끝냈어야 하는데 민주당에 판을 깔아주려고 지체하고 있다”고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채널A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어떻게 이런 작전을 하느냐, 이런 작전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어떻게 기소할 수 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격노하면 안 되나. 그게 죄가 되나”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이) 통화를 한 게 문제라고 얘기한다면 기본 전제는 이 전 장관의 지휘가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됐을 때”라며 “이 부분을 배제하고 왜 통화했냐고 문제 제기를 한다면 중요한 논점을 벗어난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가 확보한 이 전 장관의 통화 내역이 보도된 데 대해 수사 보안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공수처가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획득한 통신자료가 유출된 것”이라며 “이렇게 수사한 결과를 누가 공정하다고 수긍하겠나. 수사기관은 공정성 시비를 생각해서라도 철저히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데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공수처 수사가 향후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가 향후 대통령실을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공수처 수사를 특검 반대 논리로 대며 수사를 관망하자던 국민의힘 입장에선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공수처 수사에서 대통령실 관여 정황이 계속 드러날수록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여론전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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