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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전세는 무대책, 전세사기 처방은 땜질만

입력 2024.06.02 19:06

수정 2024.06.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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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고분양가·고금리로 내집 마련을 미룬 수요가 전세로 몰린 데다 ‘전세사기’ 트라우마로 중소형 아파트 수요 증가가 겹쳐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진 탓이다. 그러나 정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서민주거 안정도 부동산 가격 안정도 다 놓칠 판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4주차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 올라 54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흑석동 전용 84㎡ 한 아파트는 최근 13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져 1년 전보다 5억5000만원 뛰었다고 한다. 이처럼 전셋값이 수억원 오른 단지가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 도시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기를 자극하는 불씨로 작용한다. 나아가 전셋값 상승은 향후 더 확대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신규 공급이 줄고, 보증금 5% 이내에서 ‘4년 주거’를 보장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5년차를 맞이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리려는 기류도 보이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책 부실도 전세 수요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전세사기 지원 특별법’에서 보듯 땜질 처방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6월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피해를 인정받기부터 쉽지 않다. 피해자로 인정받고 피해주택을 경매에서 낙찰받았더라도 정부가 공언한 경락자금 저리 대출은 은행 문턱에서 막히고 있다. 겉보기엔 여러 지원책이 있지만 피해자들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서민들은 오른 전세금을 마련하는 것도,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안심하고 돌려받는 것도 쉽잖은 상황이 됐다. 한국에서 전세 제도는 ‘주거 사다리’이지만, 공적 금융시스템과 사인 간 금전거래, 주택 공급과 금리 전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도 구제책으로만 보지 말고 서민 주거와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공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공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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