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문장]“내가 받은 사랑의 재료로 나의 삶을 꾸려가겠다”](https://img.khan.co.kr/news/2024/06/06/l_2024060701000167700019931.jpg)
저자가 받은 “사랑의 재료”는 할머니가 준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한 후 할머니 곁에서 자랐다. 무엇이든 혼자 잘해냈지만, 유독 머리 감기만은 무서웠다. 할머니는 열한 살 손녀를 품에 안고 머리를 감긴다. 어느 날은 왜 머리 감는 걸 무서워하냐며 혼을 내고 또 어느 날은 달래도 보면서. 저자는 할머니가 준 “사랑의 재료”가 “인내의 마음”이었다고 말한다. 그저 참는 마음이 아니라 믿음의 다른 말. “대책 없고 허망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나 혼자 머리를 감는 날이 올 거라는 믿음…곧 그리될 것이기에 지치지 않고 반복했던 믿음이라고.”
할머니가 준 “사랑의 재료”들은 다른 경험들마저도 다시 쓰게 만든다. “나의 몸, 나의 말, 때때로 나의 밤이 되어 내내 나와 함께할 사랑의 재료들. 이 생각의 끝에는 내게 나쁜 것을 던지고 유유히 사라진 사람들마저 연민할 수 있을 것 같다. 멈춰서게 하는 나쁜 기억들에 밑줄을 긋고 화살표를 달아 이전보다 더 많은 말을 이어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