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년간 1조7000억 ‘적자’…지원금 ‘0원’
작년 당기순이익 4913억 중 정부 배당금 2248억원
배당금 20~30% 수준서 46%로 올라 ‘볼멘소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3년간 1조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해 항공 수요 회복으로 흑자를 내자 정부가 배당금으로 46%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 직원들은 ‘적자 땐 한 푼도 지원하지 않던 정부가 흑자를 기록하니 다시 배당금만 챙겨간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49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정부가 배당금으로 지난달 2248억원을 가져갔다고 11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면세점·상업시설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 1조3521억원(63%)과 항공기 이·착륙료 등 항공수익 7814억원(37%) 등 2조1335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52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실시협약이 종료됐음에도 2년 넘게 무단 점유로 대법원 소송까지 벌였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매년 토지임대료 등으로 150억~180억원을 받았지만, 새 사업자인 클럽72로부터는 이보다 3배 정도인 450억~480억원을 받아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챙겨간 배당금은 정부 관련 기업 중 KDB산업은행 8781억원, IBK 기업은행 4668억원에 이어 3위이다. 4위는 한국수출입은행 1847억원, 5위는 한국투자공사 944억원, 6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943억원이다.
정부가 가져간 배당금 중 금융기관을 제외하면 인천공항공사가 1위를 차지한 셈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는 배당금이 20~30% 정도였는데, 지난해는 흑자 금액의 절반 가까이 가져가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였던 2021~2022년 3년간 인천공항공사가 1조7090억원을 적자를 기록할 때 정부는 인천공항에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또한 2009년부터 시작된 인천공항 3·4단계 건설사업(9조4000억원)에 정부는 국고를 지원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공사 부채비율은 31.1%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인천공항 확장사업으로 지난해말 부채는 7조456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5.8%로 크게 높아졌다.
인천공항공사 지분을 100% 소유한 정부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배당금으로 챙겨간 금액만 2조709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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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순익으로 정부는 배당금으로 챙겨가지만,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복지나 임금 인상은 거의 없다. 기획재정부의 총액인건비 규제로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은 2021년 0.8%, 2022년 1.4%, 2023년 1.7%로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인천공항공사의 한 직원은 “많은 순익을 내면 직원들에게도 돌아가는 것이 있어야 더욱 힘을 낼 수 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