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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송이’ 꺾어 절도범 된 80대 치매 할머니…“30배 벌금” 요구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입력 2024.06.12 09:30

수정 2024.06.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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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예뻐서…” 관리사무소선 합의금 35만원 요구

신고 받은 경찰 출동해 절도 혐의로 조사…검찰은 ‘기소유예’ 처분

경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자신이 살던 아파트 화단에서 꽃을 꺾은 80대 할머니가 절도 혐의로 수사까지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아파트 단지 내 화단에서 꽃을 꺾은 혐의(절도)로 A씨를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던 A씨는 지난 4월초쯤 아파트 화단에서 노란색 꽃 한송이를 꺾었다. 이후 한달쯤 지난 뒤 A씨의 집에 경찰관이 들이닥쳤다.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경찰은 화단에 꽃이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입주민인 A씨와 입주민이 아닌 80대 1명, 70대 1명 등 3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들은 아파트 화단에서 모두 11송이의 꽃을 꺾은 혐의를 받는다.

관리사무소 측은 A씨 가족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KTX 무임승차 시 30배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는 규정 등을 들며 합의금 명목으로 35만원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소 당뇨와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등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에 관련 진단서를 제출하거나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단에 피어 있는 꽃이 예뻐 보여서 꺾었다”며 “이전에는 꽃을 꺾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달 초쯤 해당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절도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사건이 접수되면 송치할 수밖에 없다.

대구지검은 12일 A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고령에다 사안이 경미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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