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자신을 공개 저격한 전공의 대표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13일 밤 일부 전공의가 모인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했다는 언론 보도를 올리면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죽어라고 지원해줬더니 고맙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컴플레인(불만)만 가득이고 왜 내가 내 몸을 버려가며 이 짓하고 있나 싶다”면서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에 맡기고 손 떼고 싶다”고 했다.
이는 지난 13일 박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이 글에서 “임현택 회장은 뭐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며 “임현택 회장은 이제는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하지 않을지. 여전히 전공의와 학생만 앞세우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양 단체 수장 간 갈등을 두고 2020년 의정합의 이후 의협에 대한 전공의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2020년의 트라우마가 4년이 지난 지금도 의협과 전공의들 사이의 신뢰를 깨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의 발언은 2020년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추진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겪는 중에 최대집 당시 의협회장이 전공의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와 합의한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전협 비대위는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는 “임 회장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출됐는데, (전공의들의) 방향과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업무를 방해받는 느낌이 들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며“전체 전공의에게 하는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회원인 전공의를 보호하고 그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면서 “지금도 일반 전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단체 대화방에서 “전공의협의회는 의협이 개입하는 거 원치 않는다면서 4억원달라고 공문은 보냈다. 중간 착취자라고 욕하고 그들이 준 돈은 받나”라고 남긴 것에 대해서는 “이번 일과 직접 관련은 없다. 의협 산하 의대생협회·대전협 등에 지원금으로 보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