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그대로인데 수출 급증해 물량 부족
1㎏ 1950원으로 지난해 보다 71.5% 상승
“정부, 신규 양식장 허가 신속히 수용해야”
밥상에 무시로 오르던 ‘김’의 위상이 달라졌다. 전국 최대 수산물 생산지인 전남에서 김은 올해 단일 품목 처음으로 8000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했다. 줄곧 1위를 차지했던 수산물 황제 ‘전복’을 단숨에 앞질렀다.
작년보다 가격이 두 배 정도 오른 김은 재고도 급감해 당분간 높은 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양식장 개발에 나섰지만 전남은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남도는 16일 “김 양식장 신규개발을 해양수산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 양식으로 생산되는데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전남의 양식장은 6만2668㏊로 서울 여의도의 211배 규모다.
김은 최근 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한다. 올해 전국 김 생산량은 50만8782t으로 2023년의 53만t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가공 전 물김 가격은 폭등했다. 올해 물김 1㎏의 가격은 1950원으로 지난해 1140원보다 810원(71.5%)이나 상승했다.
전남의 김 생산액은 올해 처음으로 전복(6700억원)을 앞지르며 수산물 1위를 차지했다. 김을 가공한 ‘조미 김’ 등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김 가격 상승은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김 소비는 내수가 55%, 수출이 45%였다. 하지만 2021년에는 수출이 53%로 처음으로 내수를 앞질렀다. 2022년에는 수출이 56%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68%까지 치솟았다.
국내 김 재고는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김 재고량은 4만9000속(1속은 마른김 100장)으로 재고율은 3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6만4000속보다 23%나 줄어든 양이다.
김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양식장 확충이 시급하지만 정부는 지자체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는 않고 있다. 12개 시·군에서 김 양식을 하는 전남은 정부에 현재 면적의 10% 정도인 6000㏊ 확대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국적으로 2700㏊의 양식장을 신규개발하기로 하고 전남에는 1658㏊를 배정했다. 김 생산 다변화를 위해 충남과 전북에 각각 470㏊씩을 배정했다. 전북과 충남은 각각 기존 면적의 9.8%와 15%가 늘었다. 부산은 52㏊, 경기는 51㏊가 늘어난다
신규 양식장 확보가 여의치 않자 전남은 그동안 김 양식장이 설치되지 않았던 수심 35m 이상의 ‘외해 양식장’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육상양식’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육상에서 양식하면 수온에 관계없이 연중 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외해는 파도도 적당하고 수온도 낮아 우수한 김 생산에 더 적합하다”면서 “현재 외해에 대한 김 양식 허가와 관련한 법령이 없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의회에서는 정부가 신규 양식장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의준 도의원은 “수온 상승 등 기후변화로 현재 양식 규모로는 평년 수준 이상의 생산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신규 양식장 확대와 외해 양식 신설을 신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