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거문오름 삼나무 10만그루 제거에 나선 이유는?

박미라 기자

2029년까지 6년 걸쳐 전량 단계적 간벌

210.9ha 중 약 30% 삼나무 인공조림지

올해 7300여그루 제거…“자연식생 회복 기대”

제주도가 식생 회복을 위해 거문오름 내 삼나무림 제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식생 회복을 위해 거문오름 내 삼나무림 제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내 삼나무가 모두 벌목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029년까지 6년에 걸쳐 총 42억원을 투입해 거문오름 내 삼나무 10만 그루 전량을 단계적으로 간벌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국가유산인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거문오름은 총면적 210.9㏊ 중 약 30%인 60.15㏊가 삼나무 인공조림지다.

제주도는 간벌 계획에 따라 올해 우선적으로 2억원을 들여 7.06㏊에 있는 삼나무 7300여 그루를 이달 중순부터 솎아내기 시작했다. 올해 대상 구역은 탐방로 주변 구간이다. 삼나무 50% 간벌을 통해 햇빛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면 제주 고유 식생이 자연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부 조망권 개선을 위해 일부 구간은 70%까지 벌목률을 높일 예정이다.

제주도는 일시에 나무를 전량 제거하면 토사 유실 또는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 사고와 토양 건조 방지를 위해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거문오름 내 삼나무림을 벌목하는 것은 1970~80년대 인위적으로 조성된 삼나무림을 제거해 자생 식물 군락의 회복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당시 제주에서는 조림사업 또는 감귤 방풍림용으로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면서 “전문가들 역시 삼나무림이 제주 고유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알레르기와 같은 환경성 질환의 요인이 되고 있어 거문오름 내 삼나무림 제거를 주문해왔다”고 설명했다.

2016년 거문오름 외사면의 삼나무를 간벌하기 전의 모습(왼쪽)과 50%를 간벌한후 7년이 지난 모습. 제주도 제공

2016년 거문오름 외사면의 삼나무를 간벌하기 전의 모습(왼쪽)과 50%를 간벌한후 7년이 지난 모습. 제주도 제공

앞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16년 거문오름 외사면 12.5ha 구간의 삼나무 50%를 간벌했다. 이후 5년(2018~2022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간벌지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향상되고 천연림과 유사한 생태구조로 변모하는 등 자연 식생으로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반면 인공림이 우거진 미간벌 구역은 햇빛 유입량 감소로 하층식생 발달이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거문오름의 인공림 비율이 높다며 고유식생 복원과 생물종 다양성 제고를 권고한 바 있다”면서 “IUCN 권고 이행과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선흘리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지형적인 경사면을 따라 약 14㎞ 떨어진 해안까지 흘러가면서 만장굴 등을 포함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를 만들었다. 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와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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