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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초과’ 457명이 절반 낸 상속세, 더 깎을 때 아니다

입력 2024.06.20 18:35

수정 2024.06.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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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0억원 넘게 상속받은 상위 457명이 낸 상속세가 전체 상속세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는 국세청 분석이 나왔다. ‘초부자’일수록 상속세를 많이 낸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정부와 여당은 상속세·종합부동산세 완화·폐지 같은 부자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부자들이 많이 내는 세금을 깎아주겠다니, 세정 원칙에도 맞지 않고 정책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세청이 20일 공개한 ‘2023년 상속세 신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 과세 표준 30억원을 초과해 최고세율 50%를 적용받는 2983명의 상속세는 전체 신고액 6조3794억의 79%인 5조405억원에 이른다. 이 중에서 과세표준 100억원을 넘긴 457명은 2.5%에 불과하지만, 세액은 48%인 3조735억원을 냈다. 이에 비해 전체의 42.9%를 점한 10억~20억원 구간의 세액은 6000억원(9.2%)에 불과했다.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한 채 가격이 이 구간이라고 보면 부모로부터 집을 상속받으면 1인당 7400만원 정도를 상속세로 부담하는 셈이다. 가업 승계로 지난해 상속세를 공제받은 기업 수는 전년도 147곳에서 지난해 188개로 27.9% 늘었고, 숫자도 역대 최다였다.

상속세는 부의 세습에 매기고 국가적으로 재분배해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불로소득이 많을수록 세부담이 높은 게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한다. 그럼에도 대통령실뿐 아니라 집권 여당마저 상속세 완화에 매달리고 있다. 이날도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는 상속세 과표구간 조정과 공제규모 확대, 가업상속공제 실효성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물가·이자 부담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서민보다 부자들부터 챙겨야 할 때인지 묻게 된다.

올해까지 2년째 커다란 ‘세수 펑크’가 예상돼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재정 안정화’는 공염불이 될 판이다. 세수가 부족하면 정부 중점 사업마저 재원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다.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지난 19일 내놓은 저출생 대책도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하다. 그 속엔 지방정부가 저출생 투자에 나서도록 부동산교부세를 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이 들어 있는데, 그 재원은 대통령실이 폐지 검토를 밝힌 종합부동산세가 축이다. 발표하는 정책끼리도 앞뒤가 안 맞는 것이다. 고소득·고액자산가보다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먼저다. 상속세를 포함한 부자감세를 접어야 한다.

지난해 10월18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사회적경제 예산 원상복구를 위한 공동대책위 출범식 참석자들이 ‘부자감세 그만두고 민생예산 증액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해 10월18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사회적경제 예산 원상복구를 위한 공동대책위 출범식 참석자들이 ‘부자감세 그만두고 민생예산 증액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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