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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떼, 파리보다 스트레스?…도시해충과 공존할 수 있을까

입력 2024.06.22 07:00

  • 김보미 기자
러브버그 한쌍이 서울 마포구 한 건물 창문에 붙어 있다. 민서영 기자

러브버그 한쌍이 서울 마포구 한 건물 창문에 붙어 있다. 민서영 기자

올해도 무더위가 시작된 6월 초부터 서울 도심 어디서나 붉은등우단털파리와 마주친다. ‘러브버그’로 더 익숙한 이 곤충이 익충으로 알려지면서 두려움은 줄었으나 거리와 주택가, 상점·버스 창문 등 장소를 가릴 것 없이 붙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민들은 많다.

기후위기 등으로 계절에 따라 대규모로 출몰하는 곤충 떼와 인간은 도시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21일 서울연구원에서 ‘도시해충 대유행, 건강도시 서울을 위한 방향’을 주제로 열린 정책 포럼에서는 해충의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현행법에서는 모기·파리·바퀴벌레 등 질병 매개 곤충으로 관리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량 발생으로 시민 스트레스나 일상적인 불편을 유발하는 경우도 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최근 3년간 미국흰불나방, 동양하루살이, 러브버그, 빈대 등 잇따라 ‘벌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으로 약 27% 증가(윤영희 서울시의원실)했다. 은평·서대문·마포구에 한정됐던 지역도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로키산맥 메뚜기 떼, 미국 플로리다주 러브버그 등 대규모 곤충 출현은 전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날 포럼에서 김선주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소개한 설문조사를 보면 서울 시민들은 모기(80.5%)나 빈대(76.9%), 바퀴벌레(70.2%), 파리(64.2%) 등과 달리 흰불나방(38.8%)이나 동양하루살이(40.6%), 러브버그(45.5%) 등을 ‘해충’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낮았다.

하지만 이들도 모기 등 위생해충과 같이 방제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더라도 심미적(다수 개체 활동)으로 좋지 않은 경우(34.6%)나 개체 수나 인체의 영향과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곤충·벌레(24.1%)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곤충을 접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시민(52%)이 많은 탓이다. 특히 대규모로 발생한 ‘익충’은 위생해충보다 큰 스트레스(42%)였다.

이에 연구원 측은 대량 발생으로 시민 불쾌감·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곤충 역시 통합해충관리 체계(IPM·Integrated Pest Management)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선주 위원은 “익충·해충 구분은 발생 장소·개체 수, 영향 등 인간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는 유동적 개념”이라며 “최근 이상증식 현상의 빈도 증가하면서 시민의 (정신적) 건강이나 안전, 재산상 피해를 막는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범위한 살충제 살포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전제로 곤충의 생애주기, 환경과 상호작용을 고려한 관리 방식이다. 작물·잔디·실내 공간 등을 우선 점검해 해충의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다.

방제가 필요한 개체 수, 환경 조건, 경제 위협 수준을 방제 기준을 정하는 과정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합리적으로 설정한 기준이 있어야 해충을 모니터하고 정확하게 식별해 방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살충제 사용의 오남용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다.

이 같은 절차에 따라 페로몬 등으로 곤충들의 교미를 막거나 덫 설치, 잡초 제거 등 효과성과 위험성을 평가해 방제 방법을 선택한다.

김 위원은 “유럽연합 등에서도 생물학·물리·비화학적 방제법이 화학적 방법 보다 우선시한다”며 “곤충 발생지와 인간의 거주지가 가까워진 것도 원인이어서 도시확장으로 경계가 허물어질 때 해충이 확산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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