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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들의 ‘비분강개’

입력 2024.07.04 18:04

2개월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지난 5월13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검사들에 대한 전보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방 출장 중이었다. 윤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이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방해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이 총장이 보인 반응은 출근길에 기자들 앞에서 7초간 침묵한 것이 전부였다. 지금껏 김 여사 사건 수사엔 진전이 없을뿐더러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검사장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검사 4명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 총장은 당일 직접 기자실로 찾아와 30분 넘게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찰 수뇌부도 들고일어났다. 다음날 송경호 부산고검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나를 탄핵하라”고 썼다.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는 형식이지만 공개적인 의사 표명이나 다름없다. 송 고검장은 2022년 5월부터 2년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며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수사를 이끌어왔다.

송 고검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 몰랐다”고 적었다. ‘대북송금 의혹’의 수사를 지휘해온 김유철 수원지검장도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 총장께서 명징하게 밝혀주신 이 야만적 사태의 본질을 기억하자”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무수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부패 정치인 또는 그가 속한 정치세력이 검사를 탄핵한다는 건 도둑이 경찰 때려잡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과도한 면이 있지만, 검사장들의 날선 언어는 ‘누워서 침 뱉기’다. 법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권한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도 난센스다. 대통령에게는 굴종하면서, 대통령의 정적이나 죽은 권력에만 칼을 들이대는 검사장들의 비분강개에 감동할 시민이 얼마나 될까. 정의롭고 공정한 검사장을 보고 싶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대검 기자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검사 탄핵안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대검 기자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검사 탄핵안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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