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 가치·의미 못 찾아서…재정 지원뿐 아니라 관심·애정 필요
“살 만큼 살았어요. 숨 쉬는 것도 힘들다우. 이제 가야지.”
10년째 같은 말씀을 하시는 80대 어르신. 우울증은 호전되었는데도 입버릇처럼 죽고 싶다 하신다. 왜 노인들은 툭 하면 죽겠다고 할까.
그저 신세 한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걱정은 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오래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기 때문이다. 우울증, 신체적 질병, 사회적 고립 등이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빈곤율 역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난이 목숨을 가져간다. 생존에는 돈이 필요하니, 노인 자살을 막는 해결책은 돈뿐일까. 노인자살의 원인은 빈곤뿐만 아니라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잃기 때문이니, 재정적 지원은 물론이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죽겠다는 분들이 더 오래 사신다’며 노인들의 ‘장수 기원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듣는 사람으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괜한 말씀 마세요. 아직 건강하신데요!’ 정도로 어르신의 표정을 풀어드릴 수 있다. 관심과 애정을 담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