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철 총장 등 ‘군사교육일군’ 대표단 방러
무기거래·군사기술 협력 등 논의 가능성
북한 인민군의 군사교육을 담당하는 간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북한 매체가 9일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 러시아와 체결한 조약의 후속 조치 성격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군사교육 협력을 내세웠지만 실제 내용 면에서 군사기술 협의 등 다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금철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 군사교육일군(간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전날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군사종합대는 장교의 재교육 등 간부 육성을 담당하는 군사학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과거 스위스 유학 후 2002~2007년 이 대학 특설반에서 포병학 등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보도를 보면 대표단은 방러 기간에 러시아의 군사교육 관련 기관과 교류·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가 지난달 16일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양측의 군사 분야 협력 관계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는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 측과 군사교육 분야를 넘어 무기거래나 군사기술 협력 등 민감한 사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은 이날 김금철 총장을 제외하고 대표단의 구체적인 구성과 방러 목적, 장소, 기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무기거래나 군사기술 협력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한국과 미국 등 서방은 북·러 조약 체결과 이를 통한 양측의 군사협력 강화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북·러가 무기거래와 군사기술 협력 등은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정도 교육기관의 교류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어렵겠지만, 군 간부 육성과 관련한 교류·협력을 하고 있다는 걸 표면화시킨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또 “형식적으로는 군사교육 협력을 내세웠지만 실제 북·러 간 협의 내용이 다를 수도 있다”라며 “대표단에 다른 분야의 인원을 섞어 보내면서 실질적으로는 군사기술 등을 협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