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를 풍미한 PC통신 서비스의 후신인 포털사이트 ‘천리안’이 오는 10월 서비스를 중단한다.
천리안 운영사 미디어로그는 9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에서 오는 10월31일 천리안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미디어로그는 “함께했던 포털 서비스들이 하나, 둘 종료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서비스를 지속하고자 노력했지만,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서비스 종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천리안은 오는 11일 메일·주소록 백업 기능을 오픈한 뒤 메일 자동전달·메일주소 변경 안내 신청을 받아 이용자들의 자료 저장과 이메일 이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 천리안 기본료를 무료로 전환하고 9월1일 문자메시지(SMS), 뉴스(동영상), 인물·운세 등 부가 서비스 종료, 10월1일 천리안 메일 수·발신 중지를 거쳐 10월31일 서비스를 완전 종료한다.
천리안은 1985년 PC통신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9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하이텔과 나우누리는 각각 2007년과 2012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천리안이 서비스를 종료하면 3대 PC통신 모두 명맥이 끊긴다.
PC통신은 전화 접속을 이용해 PC 간 통신을 하던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선 1984년 한국데이터서비스의 전자사서함이 시초였으며, 천리안과 케텔(KETEL·하이텔의 전신)이 탄생하면서 국내에서 ‘사이버 세계’를 처음 선보였다. 1990년대 PC통신 내 게시판이 활발하게 운영되며 황금기를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이용자가 급감했다. 일부는 포털 서비스 등으로 전향했지만,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