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가 내년 하반기 일본에도 직접 매장을 낸다. 파이브가이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지난해 국내에 들여온 수제 햄버거 전문점이고, 에프지코리아는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달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과 ‘파이브가이즈의 일본 시장 진출’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MOU에 따라 에프지코리아는 일본 법인 설립 등을 통해 파이브가이즈의 일본 시장 진출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에프지코리아는 내년 하반기부터 7년간 도쿄 등 일본 전역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일본 햄버거 시장은 한국의 2.5배 수준이지만 프리미엄 버거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에프지코리아는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6월 파이브가이즈 서울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여의도 더현대서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 등에 대형 매장 4곳을 오픈했다. 서울의 핵심 상권에 자리잡은 이들 4개 지점은 파이브가이즈의 ‘글로벌 톱10 매장’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오는 9월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5호점을 연다. 한국에서 낸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사업까지 에프지코리아가 주도하게 되면서 식음료 사업 확장에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푸드테크 관련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푸드 솔루션 기업인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2월 로봇이 조리하는 미국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5월에는 주방 자동화를 통한 첨단 레스토랑 구현을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다만 본업인 백화점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김 부사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내에 총 5개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2021년 8.1%, 2022년 7.8%, 지난해 6.8%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대표 매장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아 명품관은 2022년 1조2270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1406억원으로 줄며 백화점 매출 순위가 같은 기간 8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전국 백화점 점포를 방문해 지점별 개선 방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