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 9일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해당 지역에서 2명의 첫 군집 사례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에서 이 같은 경보는 처음이다.
서울시는 양천구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군집사례로 첫 발생해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경보를 발령하고 지역 내 확산 차단을 위해 진단검사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군집사례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서 2명 이상 환자의 증상이 14일 이내 발생하고 이들의 거주지 거리가 1㎞ 이내인 경우를 말한다.
말라리아 경보는 전국 주의보 발령 후 첫 군집사례가 발생하거나 매개 모기(얼룩날개모기류)의 하루 평균 개체수(TI)가 시·군·구에서 2주 연속 5.0 이상이면 내려진다. 1개 트랩에서 5마리 이상, 2주 연속 발견됐다는 의미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올해부터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서울을 포함해 4개 시도(서울·인천·경기·강원) 내 53개 시·군·구로 확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위험지역은 종로·광진·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평·마포·양천·강서·구로·강동구 등 13개구다.
이에 따라 양천구에서는 군집사례 환자들의 추정 감염 지역, 해당 지역의 모기 서식 환경, 거주지 점검, 공동 노출자, 위험 요인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말라리아 확산 방지를 위해 구청에서 주민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매개 모기 집중 방제와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한 신속진단검사 등을 지원한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보건소에서 혈액을 이용한 신속진단검사를 받아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30분 내 확인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초기 두통·식욕부진, 오한·고열이 나타난다. 한국에서 잦은 삼일열말라리아는 48시간 주기로 오한·발열·발한 등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신고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 5일 기준 234명이다. 서울 지역 환자는 43명(18%)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위험 지역에 포함된 13개 자치구 거주자와 방문자는 말라리아 의심 증상 발생하면 보건소 등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검사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