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 토론회…‘문자 묵살’ 논란 공방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9일 첫 토론회에서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가 묵살했다는 논란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당사자 의사 확인이 중요했다” “인간 감수성의 문제”라고 공세를 폈고, 한 후보는 “(문자에 드러난) 사과 의사가 진의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이날 TV조선이 진행한 1차 TV토론에서 “김 여사 문자를 보면 사과의 뜻을 명백히 밝혔다”며 “당사자 의사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답을 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문자에 대한 답장은) 인간 감수성의 문제”라며 “정치라는 게 항상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실에서 여사가 사과할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한 상태였다. 그러니 나에게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까지 이어졌던 것”이라며 “(문자에 나타난 여사) 본인 의사가 진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김 여사가 학력 위조를 사과했을 때도 대통령은 반대했다”며 대통령실 입장이 사과에 반대였어도 한 후보가 설득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지난 2월 대통령의) KBS 대담 때도 사과를 안 했고, 지금도 안 하고 있다”며 “김 여사가 사과 의사가 있었다면 내게 허락받을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오엑스(OX) 질문에 네 후보 모두 ‘그렇다’(O)고 답했다.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과 정치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공격도 이어졌다. 윤 후보는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으로 다시 선임되는 게 10년 가까이 됐다”며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다면 이번엔 가만히 계셨으면 하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초임 검사가 중대 사건을 맡을 수 없듯이 좀 더 훈련하고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홍 감독도 대표팀 지휘했던 게 100일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는 작심한 듯 원희룡 후보에게 공격을 폈다. 자신의 가족과 인척이 총선 공천에 개입했음을 암시하는 원 후보 발언을 두고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대라고 물었다.
한 후보 공격에 앞장서온 원 후보는 전날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자제 권고에 따르겠다며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대신 한 후보에게 고물가와 고금리 대책을 물었다. 나 후보는 원 후보에게 “줄세우기, 계파 다 하다가 갑자기 발을 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