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 물난리 사망자 발생 날 ‘물놀이 개장식’ 참석

백경열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대봉교 상류 좌안 신천 둔치에서 열린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대봉교 상류 좌안 신천 둔치에서 열린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진 10일 ‘물놀이장 개장식’ 등 예정된 외부 공식 일정을 그대로 소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지역에서도 집중호우로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컸던 상황에서 세심한 행정이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대구시는 10일 오후 3시 대봉교 좌안 신천 둔치에서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을 열고 다음달 25일까지 47일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예정대로 참석했다.

홍 시장은 “신천 물놀이장은 시민들에게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휴식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에는 전날 밤부터 쏟아진 폭우로 1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큰 상황이었다.

이날 오전 8시3분쯤 북구 조야동 한 농로에서 주민 A씨(60대)가 배수로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인근에서 배수 작업을 준비하던 소방당국은 “물에 잠긴 사람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했다.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동구 안심3동이 금호강 범람으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동구 안심3동이 금호강 범람으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폭우로 집 주변을 둘러보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부유물을 치우던 중 갑자기 물이 빠지면서 쓸려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사태 발생 우려로 달성군과 군위군 등 20개 마을 주민 206명은 면사무소와 마을회관 등에 몸을 피했다. 또 이날 금호강 인근 동구 일부 저지대 마을과 북구 주택가 일부가 잠기는 등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특히 안심3동 저지대 주변으로 물이 차오르자 동구와 소방당국은 인근 초등학교로 주민 30여명을 대피시켰다. 수성구 고모동 수성 파크골프장 직원 3명도 불어난 물에 한때 고립됐다가 헬기 등이 동원돼 구조되기도 했다.

홍 시장은 물놀이장 개장식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응웬 반 꽝 베트남 다낭시 당서기 등 대표단 12명을 만나 두 도시 간의 협력과 교류에 대해 논의했다. 이외에 침수 피해 지역 방문 등의 일정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예정된 행사여서 (홍 시장이) 불가피하게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침수 피해 상황 등은 재난안전부서에서 대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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