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연임 도전 공식 선언

‘제왕적 1인 정당’ 비판에 “압도적 지지 받도록 노력하는 게 정치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10일 당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출마 선언의 대부분을 당 운영 방안이 아닌 국가 비전에 할애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는 “또 다른 칼날이 향한다 해도 피하지 않겠다”며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내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며 오는 8·1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선언의 대부분을 국가 비전 제시에 할애했다. 특히 그는 민생 문제를 강조하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사회’ ‘기본소득’도 다시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구성원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어야 공동체가 유지된다”며 “소득과 주거, 교육, 금융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주 4.5일제’를 자리 잡게 하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 4일제로 가야 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월 살인테러 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이라 여기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법 리스크 돌파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당원 중심의 대중적 민주정당으로 확실하게 발전시켜야 한다”며 “당원들이 당의 활동에서 소외되지 않고, 당의 의사와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당(지구당)을 합법화하고, 후원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이 전 대표는 회견 뒤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이 제왕적 1인 정당이 됐다’는 김두관 대표 후보의 비판과 관련해 “당원이 선택한 것을 제왕적이라 표현하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이어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이 제왕이라고 할 수 없다”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 했다.
대표직 연임에 나선 배경과 관련해서는 “당대표는 엄청나게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라며 “다시 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정권의 국정운영이 정말로 위태롭고, 우리 국민들과 당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다시 연임을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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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견에선 ‘일극 체제’로 정리된 민주당의 풍경도 눈에 띄었다. 김민석·강선우·전현희·한준호 의원과 김지호 부대변인 등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기자회견장에 나와 이 전 대표를 응원했다.
민주당 대표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김두관 전 의원이 전날 대표직 도전을 선언했고, 청년·원외 인사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도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