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총격 사건 다음 날인 14일(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선거자금을 후원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쯤 트럼프 캠프 모금위원회는 지지자들에게 “저를 지지해주는 여러분을 항상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에는 트럼프 캠프 후원금 기부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가 담겼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 캠프가 지지자들에게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 기부금 모금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문자를 통해 열리는 후원금 페이지에는 “나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피격 후 주먹을 들어 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올라왔다고 전했다.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캠프가 발 빠르게 자금 모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티코는 총격 사건 직후 대립이 격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 내 상·하원 선거위원회가 모두 온라인 모금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트럼프 캠프가 15일부터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춰 모금을 재개하며 가장 먼저 분위기를 전환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놓일 때마다 유사한 전략을 폈다. 지난 5월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도 “미국에서 정의는 죽었다”는 문자를 쏟아내며 후원금을 요청했다. 당시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후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가 공화당의 정치후원금 플랫폼 ‘윈레드’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금은 사법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8월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등으로 조지아주에서 기소돼 구치소에서 ‘머그샷’을 찍은 직후에는 418만달러(약 57억원)를 모금하며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