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호우경보 발효
시내 29개 하천 출입 통제
경기 파주에 최대 200㎜
수도권 산사태 ‘심각’ 상향

18일 내린 집중호우에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계곡이 불어나 있다. 연합뉴스
18일 수도권과 충남·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되고,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지하철과 열차 운행도 일부 중단됐다.
서울·경기·강원·충남 등 여러 지역에서 폭우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7시 50분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비상 2단계는 3개 이상의 시·도에 호우·대설경보가 발표된 경우, 태풍주의보나 태풍경보가 발표된 경우 또는 호우·대설·태풍으로 인해 국지적으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취해진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현재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남도 등에 호우 경보가 발효되면서 위기 대응 수준을 상향한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중대본의 호우 대처상황보고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강원·충남의 44개 지역에 호우경보가, 경기·강원·충남·충북·전북의 36개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내륙, 충남, 전북북부에는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서울 전역에는 오전 7시 20분을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며, 침수 등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서울에 84.5㎜의 비가 내린 가운데 폭우로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되면서 출근길 시민 불편이 컸다. 서울 성수대교 남단에서 올림픽대로 합류 지점 인근 배수로가 폭우로 막히면서 주변 도로가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교통이 통제됐다. 경원선 덕정역~연천역 구간과 경부선 병점역~서동탄역 구간의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증산교·사천교·영동1교·철산교 하부도 통행이 금지됐다. 서울 시내 29개 모든 하천과 둔치주차장 4곳도 진입이 통제됐다.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중랑천 수위가 낮아져 내부순환 성수 방면 마장~성동 구간은 오전 10시45분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잠수교 인도 진입도 막혔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부터 잠수교 보행자 통행이 중단됐다. 보행자 통행 금지 기준인 수위 5.50m를 넘지는 않았으나 선제적으로 조치했다.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파주 200.2㎜, 경기 연천 198.0㎜, 인천 강화 179.4㎜, 충남 당진 162.0㎜, 경기 오산 153.0㎜, 충남 서산 138.7㎜, 경기 수원 122.7㎜ 등이다. 특히 파주에선 16일 자정 이후 현재까지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서울에도 지역에 따라 누적 강수량이 최대 240㎜에 달했다.
소방대원들은 이날 오전 9시까지 1412건의 구조활동을 벌여 22명의 인명을 구조했고, 1037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파주에선 이날 오전 폭우로 도로가 잠겨 차 안과 건물에 고립된 시민들이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 위험이 커졌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수도권 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은 산과 인접한 주택에 머물지 말 것을 당부했다.
중대본은 지난 16일 이후 토사낙석(경기 10건), 도로장애(경기 129건), 보강토 옹벽 붕괴(강원 1건), 도로 토사유실 및 파손(전남 10건· 경남 8건), 주택침수(경기 47건·전남 161건), 토사유출(강원 2건), 주택정전(충남 11건), 벼침수(전남 279㏊), 지하주차장 침수(전남 1건)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잠정 집계했다. 전날 충남 논산에서 축사붕괴로 1명이 숨졌는데,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날 8개 국립공원 209개 구간이 통제됐고, 인천~백령, 군산~어청 등 31개 항로 40척의 배가 운항을 멈췄다. 경기·서울을 중심으로 도로 53개소의 통행이 중단됐다. 둔치주차장 82개소와 하상도로 32개소도 통제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8개 시도, 36개 시군구에서 628세대 901명이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