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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안동 하회탈·병산탈’, 오리나무가 아닌 버드나무로 만들었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과학적 조사로 첫 확인

“알려진 것과 달리 버드나무, 주지탈은 소나무”

과학적 조사·보존처리 내용 담은 보고서 발간

국보인 ‘안동 하회탈 및 병산달’의 재료가 알려진 것과 달리 오리나무가 아니라 버드나무 인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사진은 하회탈 11점 가운데 일부. 국가유산청 제공

국보인 ‘안동 하회탈 및 병산달’의 재료가 알려진 것과 달리 오리나무가 아니라 버드나무 인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사진은 하회탈 11점 가운데 일부. 국가유산청 제공

국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탈이자 국보인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이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오리나무가 아니라 버드나무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에 대한 첫 과학적 분석 결과, 탈 제작에 사용된 나무가 오리나무가 아니라 버드나무라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며 “탈에 사용된 각종 채색 안료의 성분, 보수 흔적 등도 밝혀냈다”고 18일 밝혔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이같은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 성과를 담은 보고서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이날 발간했다.

안동 하회탈 가운데 하나인 각시탈의 X선 분석 결과 보수한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제공

안동 하회탈 가운데 하나인 각시탈의 X선 분석 결과 보수한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하회탈(11점)과 병산탈(2점)의 주 재료인 나무 종류를 분석한 결과 버드나무과 버드나무속이었다. 다만 하회탈의 하나인 주지탈은 소나무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탈의 얼굴과 머리, 눈썹 등의 색깔을 내는데 사용한 안료는 단청이나 고구려 고분벽화, 천마도 등 기존의 각종 유물들에서 확인되고 있는 전통 안료였다.

하회탈 가운데 양반탈의 주홍색은 연단과 연백, 각시탈과 부네탈의 볼과 이마에 찍은 연지곤지의 붉은 색은 진사나 진사와 연단의 혼용, 흰색은 연백, 갈색은 석간주를 사용했다. 연단은 납·산화납을 가열해 제조한 붉은색 안료이며, 연백은 납을 부식시켜 만든 흰색 안료다. 진사는 붉은색 계열의 황화수은 광물을 원료로 한 붉은색 안료, 석간주는 붉은색 계열의 산화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갈색의 안료다.

두 개로 쪼개진 병산탈의 보존처리 후 모습.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제공

두 개로 쪼개진 병산탈의 보존처리 후 모습.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제공

각 탈의 제작과 보수 등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에서는 나무가 자라는 길이 방향으로 자른 뒤 탈을 조각했으며, 그 위에 바탕재료를 올리고 안료를 칠해 완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각시탈·주지탈 등에서는 나무의 연결을 위해 사용한 못이 확인됐다. 또 보수 흔적과 밑그림,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목재 내부의 손상 등도 나타났다. 주지탈에 있는 종이와 이매탈의 턱부분 바탕재는 닥섬유로 분석됐으며, 이매탈 코의 보수 재료는 면으로 확인됐다.

‘하회탈과 병산탈’은 1964년 3월 국보로 지정됐으며, 과학적 정밀 조사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정밀 상태조사와 과학적 분석,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이는 국보 지정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과학적 조사연구”라고 밝혔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특히 이번 보존처리 과정에서 그동안 두 쪽으로 쪼개져 있던 병산탈을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보다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보존처리를 하기도 했다.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가면)로, 고려시대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에서 하회탈을 쓰고 벌이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국가무형유산)의 한 장면. 국가유산청 제공

안동에서 하회탈을 쓰고 벌이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국가무형유산)의 한 장면. 국가유산청 제공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과 인근 병산마을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회탈은 모두 11점인데 주지 2점을 비롯해 각시, 양반, 중, 선비, 초랭이, 이매, 부네, 백정, 할미 탈이 있다. 병산탈은 2점이다,

우리나라의 탈은 대부분 바가지, 종이로 만들어 오랫동안 보존되기가 힘들다. 특히 해마다 탈놀이가 끝나면 사용한 탈을 태워버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하회탈과 병산탈은 나무로 만들었다. 또 해마다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별신굿에 이 탈들을 사용한 후에도 특별히 보존해 왔다.

하회탈과 병산탈은 각 탈의 입체감이 두드러지면서 인물 특성이 잘 드러나는 등 뛰어난 조각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다른 탈들과 달리 턱을 따로 조각해 끈으로 달아 사용함으로써 탈놀이 현장에서는 말하는 것처럼 턱이 움직여 생동감을 준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박종서 센터장은 “2년에 걸친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통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는 등 많은 성과를 얻었다”며 “이번 보고서에는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통해 확보한 사진과 분석 결과, 디지털 기록화 자료 등을 수록한 만큼 관련 연구자는 물론 관심있는 분들의 다양한 활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https://portal.nrich.go.kr)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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