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류학자 마리아 마르티논 토레스는 <불완전한 인간>에서 ‘할머니 가설’을 소개한다. 집단 내에 할머니가 없으면 손주들의 생존율이 최대 40%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성장기가 길고 그 기간 중 신체적으로 허약하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성장기가 길면 뇌를 발달시키기에는 유리하지만 생존에는 불리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노인의 존재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매번 새로 배울 필요가 없게 해주는 우리 세대의 생생한 기억의 보고다. 세대 간 겹치는 시간이 증가한 것은 동물계에서 문화적 풍요로움을 얻기 위한 놀라운 촉매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