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노인들을 제쳐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원식 기자
[금요일의 문장]절대 노인들을 제쳐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인을 생물학적, 문화적 부를 얻게 해주는 중요한 존재가 아닌, 무거운 짐으로 치부하는 것은 진화의 역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유명한 소설의 제목을 조금 바꿔서, 호모 사피엔스의 이야기에는 ‘고독 없는 백 년’이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겠다. (중략) 오, 친애하는 코스쿠시여, 인간이 생물학과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우리 종은 절대 노인들을 뒤로 제쳐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완전한 인간>(현암사)

스페인 인류학자 마리아 마르티논 토레스는 <불완전한 인간>에서 ‘할머니 가설’을 소개한다. 집단 내에 할머니가 없으면 손주들의 생존율이 최대 40%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성장기가 길고 그 기간 중 신체적으로 허약하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성장기가 길면 뇌를 발달시키기에는 유리하지만 생존에는 불리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노인의 존재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매번 새로 배울 필요가 없게 해주는 우리 세대의 생생한 기억의 보고다. 세대 간 겹치는 시간이 증가한 것은 동물계에서 문화적 풍요로움을 얻기 위한 놀라운 촉매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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