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운동 중 최고봉은 뭘까? 근력운동은 제각각 목적이 다르니 좋다 나쁘다 나누는 건 옳은 방식이 아니지만 전문가나 마니아들에게 ‘딱 한 종목만 해야 한다면 뭘 할까?’를 물었을 때 대답할 종목은 몇 되지 않는다. 그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을 만한 종목이 바로 스쾃이다.
스쾃은 근력운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유명한 종목이 되었다. 하체와 엉덩이, 허리까지 한 번에 단련하고, 맨몸으로 운동을 막 시작하는 초보자부터 수백㎏의 바벨을 다루는 선수까지 모두 품는 폭넓은 운동이다. 물론 팔이나 어깨, 가슴 정도는 따로 운동해야 하니 이것만 하면 다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부위를 단련하는 데드리프트나 역도를 우위에 두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영어로 스쾃(Squat), 혹은 ‘스쿼트’는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다’라는 의미다. 두 발로 움직이는 인간에게는 필수 기능이고, 좌식생활을 했던 과거의 한국인들에게는 일상의 동작이었다. 그런데 운동으로서의 스쾃은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는 자세와는 크게 다르다. 그림은 맨몸 스쾃의 전형적인 자세인데, 처음 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 자세가 안 나온다. 본인이 상상하는 자세와 실제 하고 있는 동작이 딴판이다. 바둑에서도 훈수를 둘 때 전체 판세가 더 잘 보이는 것처럼 근력운동도 남의 잘못은 쉽게 보지만 막상 내가 하면 그 잘못을 똑같이 저지른다. 대부분은 허리부터 구부정해지고, 허리를 펴라고 하면 엉덩방아를 찧을 것 같아 몸이 앞으로 쏠린다. 본인 생각엔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옆에선 아니라고 하니 더 답답하다.
자세가 틀리는 것으로만 끝나면 상관없지만 이 같은 운동은 나쁜 자세가 반복되면 무릎이나 허리가 망가지기 일쑤다. 그럼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초보운전자에게 주차 공식이 있는 것처럼 스쾃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될 공식은 있다. 아래의 공식만 지키면 아주 엉터리 동작은 면할 수 있다.
①허리를 앞이나 뒤로 구부정해지지 않게 일자로 곧게 편다. 등 뒤에 긴 각목을 댔다고 생각하자. (실제로 가르칠 땐 등에 막대를 대어 확인하기도 한다.)
②무게중심을 발바닥 중간 혹은 아주 조금 뒤쪽으로 유지한다. 내려갈 때도 올라갈 때도 계속 무게중심이 같아야 한다. 그림처럼 팔을 앞으로 나란히 뻗으면 중심을 잡기 쉬워진다.
③다리를 어깨너비 정도로 벌리고, 발끝도 30~45도쯤 밖으로 벌리는 자세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편안하다. 아닌 사람도 있지만 일단 이렇게 시작하고 나서 판단할 문제다.
④엉덩이가 깊이 내려갈수록 난도가 높다. 특정 지점에서 허리가 구부정해지거나 중심이 무너져 넘어질 것 같다면 더 내려가지 않고 딱 거기까지 실시한다. 내 허리나 하체 힘, 유연성이 그 정도라는 의미다. 하다보면 점점 깊이 할 수 있게 되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렇게 동작을 했으면 동영상으로 찍어보자. 내가 정말 허리가 구부정해지지 않고 버텼는지, 몸이 앞이나 뒤로 쏠리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나 스스로는 잘 모를 수 있다. 아니, 대부분은 잘 모른다.
허리 높이에, 가능한 한 멀리에 카메라를 둘수록 정확하다. 그래야 남에게 훈수를 둘 때처럼 내 잘못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거울도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스쾃처럼 눈높이가 움직이면서 하는 동작은 눈높이에 따라 왜곡되어 보일 우려가 있으니 멀리서 보는 고정된 동영상 카메라가 더 좋다.
<수피 운동 칼럼니스트 |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