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실질 가치, 1970년대 이후 최저”…가계 자본이동 시작되나

윤지원 기자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도쿄 아사히글라스 본사 앞에서 일본 도로지바 노조원·활동가들이 항의 행동을 하고 있다. 도로지바 제공

도쿄 아사히글라스 본사 앞에서 일본 도로지바 노조원·활동가들이 항의 행동을 하고 있다. 도로지바 제공

일본 엔화의 실질 가치가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2012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엔화 약세가 지속된 것인데 투기적 엔 메도가 시작되면 일본 가계의 자본이동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엔화 약세 장기화의 원인’ 보고서를 보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5월 말 기준 64.45(2020년=100, 27개국 고려 기준)를 기록해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로 간주한다.

이병관 한국금융연구원 부장은 “일본 엔화 가치는 전후 경험하지 못한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다”며 “실질 가치로 비교해보면 1973년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기 이전에 유지했던 고정환율 1달러=360엔보다도 엔저 상태”라고 했다.

엔화 약세는 세 가지 사건이 배경이 됐다. 2011년 이후 무역수지 적자 급증, 동일본 대지진 발생, 아베노믹스에 의한 양적 금융완화 등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주요 국가와 일본의 통화정책은 엔저 기조를 고착화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나온 유동성 확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자, 주요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그러나 일본은 내수 회복을 목적으로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져도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진 탓에 엔저 기조가 더 강해졌다.

이 부장은 “과도한 엔저를 배경으로 일본은행이 투기적 움직임은 허용할 수 없다며 시장개입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통화당국 개입이 시장에서 형성된 기조를 바꿀 수는 없다”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황임을 고려할 때 투기적인 엔 매도가 시작될 경우 일본 가계의 자본이동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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