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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업고도 2위 원희룡, 세 번 연속 당권도전 좌절한 나경원

입력 2024.07.23 17:49

수정 2024.07.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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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댱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원희룡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댱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원희룡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로 몰아붙이며 ‘반한동훈’ 구도를 형성했지만 당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원희룡 후보는 18.8%로 2위, 나경원 후보는 14.6%로 3위를 했다. 윤상현 후보는 3.7%로 4위에 그쳤다.

원 후보는 친윤석열(친윤)계의 지원을 받았지만 저조한 득표율로 2위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차기 대선주자 레이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원 후보는 한 후보를 두고 ‘절윤’(윤 대통령과 인연을 끊음)이라고 표현하며 대통령 배신자로 몰아붙였다.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인 이용 전 의원이 캠프에서 원 후보를 수행했고, 홍준표 대구시장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광역단체장들도 노골적으로 원 후보를 도왔다.

특히 친윤계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무시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공격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문자파동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가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52.93%의 득표율을 얻으며 2위(23.38%)인 안철수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던 것과 비교하면 윤심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잘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네거티브 공격이 원 후보에게는 되레 타격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김 여사 문자메시지까지 이용하며 선거에 이기려는 모습을 보이며 원 후보는 그동안 쌓아온 개혁 소장파 이미지를 잃어버리고 권력에만 집착하는 노회한 정치인 이미지를 얻게됐다는 것이다.

5선 중진인 나 후보는 세 번 연속 당대표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좌절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후보는 2021년 6·11 전당대회에 당대표에 도전했으나 2위에 그치며 낙선했다. 당시 나 후보는 70%를 차지한 당원투표에서 1위(40.9%)를 차지하는 등 당심은 얻었지만 30%의 일반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58.5%)를 하면서 민심에서 밀렸다.

나 후보는 김기현 대표가 당선된 지난해 3·8 전당대회에도 출마하려 했지만 윤심에 눌려 출마를 포기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나 후보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동시에 해임했고, 초선 의원 50여명은 나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렸다. 이에 나 후보는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결정했다”며 당권 불출마 선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나 후보가 대선 기간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것에 대해 섭섭했다는 것이 여권 핵심 관계자들의 말이다.

나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중재로 윤 대통령과 화해하는 등 친윤계 지원을 받으며 친윤 당권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원희룡 후보가 갑작스레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친윤’도 ‘비윤’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에 서면서 전당대회 초반에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 후보와 가까운 한 여권관계자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던 게 아쉽다”고 했다. 나 후보는 이른바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한 후보를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며 극적 반전을 노렸지만 당원투표에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윤 후보는 4위에 그쳐 아쉬움이 컸지만 한편으로 얻는 게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와 원·나 후보 간의 이전투구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이미지를 관리했고, 동시에 대표 후보로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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