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드에서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첫 공동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 차례 이상 토론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나는 그(해리스)에게 실제로 한 차례 이상 토론하고자 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이든, 공화당 후보이든 토론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와의) 토론에 대해서는 동의한 게 전혀 없다. 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하기로 동의했다”면서도 “나는 해리스와 토론하기를 원한다. 둘의 정책은 같기 때문에 해리스도 (바이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하면서 대선 후보 교체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토론 상대로 유력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오는 9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2차 토론을 주관하기로 한 ABC 방송 대신 보수 성향 폭스뉴스가 토론을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국경 문제 대응을 집중 비판하고, 특히 이민정책에 관해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왼쪽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공화당이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급진적’이며 바이든 정부의 정책 실패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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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이나 성별을 공격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주문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리처드 허드슨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의장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하고 인종·젠더를 이유로 공격하지 말 것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화당 일각에서 아시아계·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을 폄하하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에 따라 고용됐다”라고 공격하는 것이 오히려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성이나 소수인종을 겨냥한 거친 언사는 대표적인 ‘스윙보터(부동층)’로 꼽히는 교외지역 여성들은 물론 유색인종, 청년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