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이냐 탕평이냐···‘한동훈호’ 성격은 ‘정책위의장’ 인선에 달렸다

한 대표, 국민의힘 남은 지도부 인선 놓고

최고위원회 9명 중 ‘친한·친윤’ 숫자 관심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댱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최고위원들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그와 합을 맞출 지도부 인선에 관심이 모인다. 친한동훈(친한)계를 중심으로 측근 체제를 구축할지, 친윤석열(친윤)계 등 계파별 안배를 고려한 탕평책을 펼칠지가 핵심이다. 특히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과 진종오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각각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의 경우 특정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진 않았으나 친윤계와 궤를 같이할 거란 분석이 많다. 인요한 최고위원은 친윤계가 지원한 당대표 후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러닝메이트였다.

한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1명은 지도부 안정화를 위해 친한계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고위원 9명 중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5명이 친윤계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 전대 캠프 내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고위원 선거에서 떨어진 박정훈 의원을 다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기는 어렵고, 김 위원장 외에는 후보군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신지호 전 의원(캠프 총괄상황실장), 정광재 전 당 대변인(캠프 대변인),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 등과 함께 원외에서 한 대표를 도왔다.

당의 조직과 자금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캠프 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한 후보를 물밑 지원했던 박정하 의원(재선)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원래 사무총장은 3선급 의원이 임명됐던 자리인 만큼 캠프 인사는 아니지만 3선의 이양수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통상 초선 의원이 임명됐던 비서실장 후보로는 대구 북갑 초선 우재준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TK 지역 안배 차원”이라고 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정책위의장을 교체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당대표가 임명 권한을 갖지만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도 받아야 한다. 원외인 한 대표가 원내 장악력을 높이려면 친한계로 정책위원장을 교체해 지도부 중 자신을 포함해 ‘우군’을 과반(5명)으로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한 대표는 정 의장을 유임시키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인 정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경남 통영에 마련된 정 의장 부인 빈소를 찾아 비공개 조문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정 정책위의장을 유임할 경우 친윤계 탕평 인사 구색을 맞출 수 있고, 대통령실과도 소통하겠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통화에서 “임기가 2개월밖에 안 된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려면 능력이 없다거나 문제가 발생했다거나 교체 사유가 분명해야 한다”며 “(교체 사유가 없는데 당대표가 교체하려고 한다면)친윤이라서 교체하려는 것이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정 의장을 교체하면 친한 체제 공고화 얘기가 나올 텐데 굳이 그렇게 할까 싶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지난 16일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잊고 모두가 하나의 목표로 정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당직도 탕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