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 제천시장의 ‘특별한 꿈’

김창규 제천시장이 23일 시장집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사통팔달 교통 요지 접근성 최고
관광객 40만명…지역경제 활력
롤러·빙상경기장 등 인프라 확충
연 200개 대회 유치 목표로 뛸 것
“작년 제천시 출생률이 0.92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상당히 높고, 여성 취업률이 2년 전 58%에서 작년 62.8%로 많이 증가했어요. 국세 징수액이 전국적으로는 10% 이상 감소했다는데, 제천시는 2% 가까이 늘었고요.”
김창규 제천시장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스포츠 대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이 하나둘씩 지켜지고 있어서다.
지난 23일 제천시청에서 만난 김 시장은 “작년에 80개 대회를 유치해 약 40만명의 스포츠 관광객을 유치했고, 800억~900억원대 소득 창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성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김 시장은 스포츠 대회 유치에 주력하는 이유에 대해 “소득 창출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일반 관광객보다 스포츠 관광객 1인이 쓰는 소비 효과는 5배 정도”라며 “일반 관광객이 하루 동안 쓰는 금액이 5만6000원 정도지만, 스포츠 관광객은 23만원을 쓴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들었다.
제천시는 올해 110개 대회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제천을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대회의 질을 높이고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천시는 2년 연속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고교 축구 대항전인 대통령금배를 유치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 시장은 “57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통령금배와 같은 유서 깊은 큰 대회를 유치해 체육 스포츠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배는 전국의 우수한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다. 이런 대회를 통해 제천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학원 스포츠 대회 특성상 가족 단위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소비도 늘어나니 일거양득이다.
제천시의 스포츠 도시 육성 전략은 단순히 대회 유치에 그치지 않는다. 김 시장은 “종합실내체육관, 롤러스케이트장, 빙상경기장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겨울철에도 제천에서 훈련할 수 있는 체제를 완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중 지속적인 스포츠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제천시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스포츠 도시 육성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시장은 “스포츠 인프라 확충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제천시는 생활 스포츠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시장은 “파크골프가 제천에서 굉장히 활성화되고 있다”며 “약 22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9월에는 54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청풍호수 주변에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도 높이고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는 사례다.
김 시장은 제천시의 장점으로 지리적 위치와 도시 규모를 꼽았다. “제천은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이며 국토 중심에 있어 전국 어디에서나 접근성이 좋다”며 “또한 13만명 정도의 도시 규모로 충분한 숙박, 음식점 등 소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시장은 “내년에는 롤러스케이트와 기계체조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유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제천의 국제적 위상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