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중국과 전략적 소통” 윤 대통령 발언 설명…왕이 “잘 평가”

정희완 기자

한·중 외교장관 라오스에서 회담

조태열 “중국 건설적 역할” 요청

왕이 “한반도 정책 변함 없어”

조태열 외교부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6일(현지시간) 오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한-중 양자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6일(현지시간) 오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한-중 양자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라오스에서 약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양측은 북한의 도발과 북·러 밀착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문제를 논의하고, 양측 간 고위급 소통과 교류 등을 지속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중국과 계속 전략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도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날 왕 외교부장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약 4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라오스를 찾았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지난 6월 북·러가 정상회담을 통해 조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이다.

조태열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 등 복합 도발을 지속하고, 러시아와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해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을 거론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 측이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변함이 없으며, 중국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평화·안정, 비핵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이다. 다만 중국이 북·러 밀착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양국 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 장관은 탈북민 문제를 두고도 중국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두 장관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 이후 한·중·일 정상회의 및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평가했다. 한·중은 지난 6월 외교안보대화를 차관급으로 격상해 9년 만에 재개한 데 이어, 지난 24일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2년 7개월 만에 진행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고위급을 비롯한 다양한 수준에서 교류와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증진키로 했다.

조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퍼블릭포럼의 연설에서 언급한 중국 관련 발언을 왕 부장에게 설명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계속 전략적으로 소통하면서 상호존중과 호혜라는 원칙에 입각해서 양국관계를 만들어 가는 등 역내 평화 안보와 글로벌 공동의 어젠다를 중국과 할 수 있도록 한·중관계를 잘 관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나토 퍼블릭포럼에서 나온 것이란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중국 측은 “잘 평가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오는 8월 한국 청년들의 방중으로 한·중 청년 교류사업이 5년 만에 재개되는 점을 환영하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해당 교류 사업은 지난 5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재개키로 합의했다. 양측은 코로나19로 개최하지 못했던 외교부 주도의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도 점차 재개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하반기에 나아갈 교류협력 방향에 대해서 대략적인 얘기도 나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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