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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기사는 근로자’ 판결, 플랫폼 노동자 노동권 보호 출발점돼야

입력 2024.07.26 18:01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차량. 경향신문 자료사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차량.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법원이 차량 호출 서비스‘타다’ 운전기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판단을 25일 내렸다. 최고 법원이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변화한 노동시장에 맞춰 플랫폼 기업의 노동자성 판단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판결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대법원 3부는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모회사 쏘카가 ‘부당해고 인정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쏘카가 타다 서비스 중단에 따라 운전기사 A씨 등 70여명과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시작됐다.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A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중노위가 쏘카가 A씨를 부당 해고한 것으로 인정하자, 쏘카 측이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의 쟁점은 A씨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인지 여부였다. 1,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쏘카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며 노동자로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운전기사의 임금과 업무 내용을 쏘카 측에서 지휘·감독한 점, 근태를 쏘카가 관리했고 근무 시간에 비례한 보수를 지급한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플랫폼 종사자들이 노동자인지 판단할 때도, 회사와 노동자 간의 ‘종속성’을 따지는 기존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 여부는 노사 모두의 관심사일수 밖에 없다. 노동자냐 아니냐에 따라 해고 제한, 유급휴가, 각종 수당 등 법적 보호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차량공유나 배달, 청소, 세탁 등 다양한 형태로 고용관계를 맺는 플랫폼 종사자는 2022년 기준 292만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을 보호할 제도가 없는 탓에 일일이 소송을 통해 근로자 지위를 확인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판결이 최근 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지위를 판단하는데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권을 보호하는 게 순리다.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권 확대는 세계적 흐름과도 부합한다. 유럽연합은 플랫폼 노동자들을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분류하는 규정을 마련했고, 미국 일부 주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노동법이 변화한 노동 현실을 따라잡지 못해 다수 노동자가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이다. 이들을 근로기준법으로 보호할지, 별도 법을 제정할지 방법론을 두고 이견이 커서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 확대로 대안을 찾은 것이 그런 예다. 우리도 땜질 처방에 그칠 게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개념을 확대하는 등 입법 논의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번 판결로 여야와 노사정이 논의를 본격화할 출발점이 마련된 것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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