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피해자들 또 승소···“티몬·위메프는 배상책임 없어”

김나연 기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들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효진 기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들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효진 기자

2021년 환불 대란 사태가 벌어진 ‘머지포인트’의 이용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승소했다. 다만 당시 머지포인트를 판매했던 티몬·위메프의 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905단독 이국현 부장판사는 A씨 등 300명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총 2억245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함께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1인당 청구액은 수십만원에서 1000만원까지로 모두 인정됐다.

이 부장판사는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그의 동생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해 사기 혐의로 각각 징역 4년과 8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들이 잔여 머지머니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피해자들은 온라인에서 머지포인트 상품권 등을 판매한 티몬·위메프도 함께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장판사는 “머지포인트가 더이상 유지될 수 없음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티몬·위메프가 판매를 계속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티몬·위메프가 적극적으로 머지포인트를 홍보하고 할인율까지 부담했다는 원고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영업활동 수행이므로 불법행위를 방조했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판사는 티몬·위메프가 홈페이지 하단에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점, 입점 판매자의 상품정보·거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했다는 점에서도 쇼핑몰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민사 소송은 한국소비자원이 변호사 비용을 지원해 진행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9월에도 머지포인트 이용자 148명이 제기한 2억여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이때도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온라인 쇼핑몰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머지포인트 환불 대란 사태는 2021년 벌어졌다. 머지플러스는 2020년 편의점·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머지머니’를 사면 액면가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충전해줬다. 그러나 2021년 8월 전자금융업자 등록 없이 사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축소했다. 이에 기존 구매 건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가 대거 몰려들며 이른바 ‘머지런’(머지플러스+뱅크런) 사태로 이어졌다. 수사 결과 머지머니 구매자의 실제 피해액은 751억원, 머지포인트 제휴사의 피해액은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도 정산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Today`s HOT
뮌헨 베르디 시위 중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10억 라이징' 캠페인 홍수와 산사태 경보 발령된 미국 캘리포니아 여자 싱글 프리 금메달 주인공, 한국의 김채연
맨유의 전설 데니스 로, 하늘의 별이 되다. 남세균으로 인해 녹색 물이 든 살토 그란데 호수
부처의 가르침 되새기는 날, 태국의 마카부차의 날 대만의 한 백화점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는 대만 풍등 축제 미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소유 계획,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 파키스탄 여성의 날 기념 집회 2025 에어로 인디아 쇼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