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유빈이 3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짝을 4-0(11:5/11:7/11:7/14:12)로 완파했다.2024.7.30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CK
올림픽 메달을 따낸 선수들은 첫 날은 품에 안은 채 자는 일이 많다. 신유빈(20·대한항공)은 달랐다. 아직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메달 케이스를 받지 못했기에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 깊숙한 곳에 숨겨놓은 게 전부다.
신유빈은 31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개인전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자와 만나 “자꾸 꺼내면 잃어버릴지 걱정돼 꺼내지도 않았다”면서 “어제(30일) 메달을 받고 처음 꺼내봤다. 아직 별 느낌은 없다”고 웃었다.
신유빈이 지난 30일 자신의 혼합 복식 파트너인 임종훈(27·한국거래소)과 합작한 동메달은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시작된 노 메달의 한을 풀어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의 어깨도 치솟았다. 그러나 신유빈 본인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눈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마음껏 환호했던 것과는 비교됐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3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짝을 4-0(11:5/11:7/11:7/14:12)로 완파한 뒤 활짝 웃고 있다.2024.7.30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CK
신유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금메달과 함께 대회가 끝났고, 이번 올림픽은 시작이라 다른 것 같다”면서 “어제 특별한 기억은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키워주신 아빠에게 ‘나 메달 따게 해줘서 고마웠어요’라고 전화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합 복식 동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임)종훈 오빠는 ‘뭐든 해주겠다’고 말하는데, 사실 바라는 게 없다”고 말했다.

3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 파이널-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임종훈, 신유빈과 홍콩 웡춘팅, 두 호이켐의 경기 . 임종훈, 신유빈이 동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2024.7.30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CK
메달의 기쁨도 잠시 잊은 신유빈은 이제 개인전 메달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32강에서 홍콩의 두호이켐에 2-4로 패배했다. 파리 올림픽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다툰 상대이기도 하다. 옛 적수를 무너뜨린 신유빈은 이날 헝가리의 게오르지나 포타를 4-1로 누르며 16강에 올랐다.
신유빈은 “도쿄 시절보다는 솔직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후회 없이 치르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