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과천 등 서울 인접지역은 주택 청약 경쟁률 수백 대 1 ‘광풍’
평택·안성 등 외곽은 미분양 속출…경기도 전체 7년 만에 최다
경기 지역 미분양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탄·과천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선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는 단지들이 나오는 반면, 평택·안성 등 외곽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수도권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집계됐다. 5월보다 2.6%(1908가구) 늘어난 것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다. 미분양의 79%는 수도권 외 지방에 몰려 있었으며, 전달보다 2.8% 늘어났다.
수도권 미분양도 1만5051가구로 전달보다 2% 늘었다. 서울(-15가구)과 인천(-775가구)은 미분양이 줄었지만, 경기 지역에서 1080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기도 미분양은 9956가구로, 2017년 6월(1만1229가구)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대구(9738가구)보다 많아 전국 1위였다.
경기도 미분양의 40% 이상은 평택·안성에 몰려 있다. 6월13일 청약을 진행한 ‘신영지웰 평택화양’은 992가구 모집에 21가구만 접수하는 데 그쳤다. 경기 화성 ‘동탄역 대방엘리움 더 시그니처’나 과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다 지어졌는데도 팔리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도 많았다. 경기도 준공 후 미분양은 1767가구로, 경남(1771가구)에 이어 두 번째다.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6월 기준 1만4856가구로 전달보다 12.3%(1626가구) 증가했다. 특히 울산의 준공 후 미분양은 5월 205가구에서 6월 728가구로 253% 급증했다. 대구(1635가구)와 전남(1627가구) 역시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분양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로 접어들더라도, 경기도 외곽 지역의 미분양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평택 등에 있는 산업단지에서 인구 유입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은 수요 예측의 실패로 공급이 너무 많이 이뤄진 곳들”이라고 말했다.
6월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2592건으로 5월(5만5670건)보다 2.9% 감소했다. 특히 지방의 매매거래량 감소폭이 9.3%(2만9833건→2만7057건)로 컸다. 반면 서울은 9091건으로 전달보다 7.6%,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2만8703가구로 4.0%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15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8.7% 증가했다. 이는 집값 급등기던 2020년 12월(8746건)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