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사진)이 31일 당대표가 임명하는 당직자들의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 친윤석열(친윤)계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교체 여부를 두고 고심해온 한동훈 대표가 교체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당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사무총장으로서 (한 대표에게) 전달했다”며 “(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우리가 새롭게 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게 맞지 않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고위당정협의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정 정책위의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 정책위의장의 거취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서 사무총장은 한 대표와 정 정책위의장이 만났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오늘 만나신 건 맞다. 고위당정회의 때문에 오늘 정책위의장으로서 (대표에게) 보고한 걸로 안다”고 답했다.
서 사무총장은 당직 인선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서를 받아보고 그 이후에 정리가 돼서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퇴서 제출) 시한을 두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정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를 두고 고심해왔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정책위의장을 친한동훈(친한)계로 교체해야 지도부 9명 중에서 자신을 포함해 과반(5명)의 우호 세력을 확보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하지만 친윤계는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 임기가 1년이라는 점을 들어 반발해왔다.
여론을 관망하며 고심해온 한 대표는 전날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회의를 한 이후 정책위의장을 친한계로 교체할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정치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당대표가 알아서 잘해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책위의장 교체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