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진석, 한동훈에 ‘친윤’ 정책위의장 유임 의견 전해

유설희 기자

윤 대통령-한 대표 ‘용산 독대’날 저녁

비서실장·정무수석과 한 대표·추 원내대표 만찬

대통령실 “윤심은 아냐…마이너스 정치 대신 끌어안으라는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며 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유임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용산 회동이 있던 날 정 실장이 다시 한 대표를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의중(윤심)이 정책위의장 유임에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 실장의 정치적 조언일 뿐이라며 ‘윤심’ 전달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 비서실장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 한 대표와 저녁 식사를 하며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만나 언급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정 정책위의장을 유임시키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한다. 홍 수석도 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오전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로 초청해 1시간30분 대화하면서 당직 인선을 두고는 “당대표가 알아서 잘해달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정 실장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이 당내 갈등 사안으로 떠오른 정책위의장 유임 여부 문제에서 한 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같은날 저녁에는 정 실장을 통해 다른 메시지가 전달된 셈이다.

한 대표 측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에게 들었던 얘기와는 다른 결의 얘기”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은 윤 대통령의 “당대표가 알아서 잘해달라”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으면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당직인선 전권을 확인했다고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용산 회동’ 이후 당대표가 임명권을 가진 당직자 전원에게 일괄 사표를 받겠다고 밝히며 정 정책위의장을 교체할 뜻을 굳혔다.

대통령실은 정 실장과 홍 수석의 정책위의장 유임 의견은 정치적 조언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심’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일정이 바쁜데 거기에(정책위의장 인선에) 매몰돼 있겠느냐”며 “기왕이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마이너스 정치를 하지 말고 사람들을 끌어안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기 1년이 보장된 사람을 중간에 자르는 순간 내 사람 하나 없어지고 적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서범수 사무총장의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 발언하지 않겠다”며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사퇴 요구에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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