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26.8% 증가…한 해 2조원대 신기록 가능성

지난 5월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광역근로감독과 근로감독관들이 임금체불 단속에 앞서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 규모가 1조원을 넘겼다. 상반기 체불액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로라면 사상 최초로 2조원대 체불이 발생할 수도 있다.
1일 고용노동부의 고용노동지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체불임금은 1조436억원, 체불 피해 노동자는 15만503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체불임금 8232억원보다 2204억원(26.8%) 늘어났다. 피해 노동자는 지난해 상반기 13만1867명보다 1만8363명(14.1%) 늘었다. 노동부는 상반기 체불액 중 78.9%인 8238억원을 청산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임금체불 규모가 2872억원으로 가장 크다. 건설업 임금체불 규모는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 오른 2478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 임금체불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49.2% 늘었다. 보건업 체불액도 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임금체불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해 체불임금(1조7846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다만 월별 누적 체불임금 증감률을 전년과 비교하면 1월 64.1%에서 1~6월 26.8%로 증가율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
정부도 임금체불 증가세에 주목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1만196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벌여 체불임금 390억원(5만8000명)을 적발해 272억원(69.7%)을 청산했다. 다만 정부의 단속에도 체불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상습 임금체불 방지법’은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