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상훈 정책위의장 내정···‘참사 영업’ 발언 논란 인물

문광호 기자

정점식 후임…대구 4선의 계파색 옅은 ‘정책통’

최고위 9명 중 5명 ‘친한계’…한동훈 체제 완성

김 의원 “계파 프레임 싫어해…원팀 한목소리”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내정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내정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김상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했다. 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됐던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한 다음날 바로 김 의원을 내정하며 지도부를 한 대표 체제로 꾸리겠다는 의지로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계파색은 옅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과거 MBC 광고탄압,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 시민단체에 대한 “참사 영업”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대구 서구 4선인 김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했다고 곽규택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김 의원이 최종 임명되기 위해서는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국민의힘의 새로운 정책위의장으로 내정됐다”며 “정점식 전 의장이 원활한 당정관계의 초석을 닦느라 수고를 많이 했는데 바통을 이어 받아 당면한 민생현안 법안 처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정관계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의힘도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성공으로 가는 그 로드맵을 돕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정부 측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선인 추경호 원내대표보다 선수가 높은 것에 대해서는 “관례적으로 그런 게 있다고 하지만 각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원내대표하고 원팀이 돼서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합류로 최고위에서 친한동훈계 위주로 재편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계파 프레임을 싫어한다”며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같이 가는 최고위가 될 거라 본다”고 주장했다. 의원총회 추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파 프레임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특검법의 전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나서 미진한 경우”라며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김 의원은 행정고시(33회) 출신으로 대구시 공무원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19대 총선부터 대구 서구에서 4연속 당선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 정치개혁특위 간사,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정책위부의장,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장도 역임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 시절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직능총괄본부장을 지내는 등 친윤석열계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계파색은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 대표는 논란이 됐던 정책위의장을 새로 지명해 ‘친한 지도부’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책위의장이 교체되면 지도부 9명 중에 자신을 포함해 과반(5명)의 우호 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정점식 전 의장 교체 여부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동훈(친한)계가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정 전 의장은 사퇴를 거부하다 지난 1일 결국 물러났다. 한 대표는 이날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 지도부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지명은) 친소관계를 따지지 않았다”며 “새로운 변화를 출발하면서 같이 해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신임 정책위의장 임명을 위해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2차 갈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친윤계에서는 이번 교체에 불만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출신인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당과 정부가 원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위의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나. 그건 대표의 선택”이라면서도 “그러나 의원총회 추인은 받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계파색 없고, 대구·경북(TK) 지역 안배도 했고 중진 배려도 했다”며 “무난하게 의원총회 추인을 받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과거 발언 논란이 제기된 적 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이던 2022년 11월 MBC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에 악의적인 보도와 의도적인 비난으로 뉴스를 채워왔다”고 주장하며 한 보수단체의 MBC 광고기업 제품 불매운동을 거론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한국기자협회는 성명서에서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국세청 추징금 520억원 부과에 이어 이번엔 광고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 12월에는 비대위 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대책위)에 대해 “국가적 비극을 이용한 참사 영업을 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참사 영업상이 활개치는 것을 똑똑히 봤다. 이들은 참사가 생업”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자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얕은 술수”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오는 주말 인선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친한계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기획부총장직에 당대표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신지호 전 의원, 홍보본부장에는 장서정 전 비대위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에 대해서는 유임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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