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청소년 축구 4강’ 기적 전한 조춘제 전 KBS 아나운서 별세

정원식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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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6월11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제4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기적’을 전했던 조춘제 전 KBS 아나운서가 1일 오후 5시40분쯤 별세했다. 향년 82세.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66년 서울중앙방송국(현 KBS)에 입사했다. 고인은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 경력을 쌓았다. 축구, 농구, 핸드볼 등 구기 종목을 중심으로 마라톤까지 중계했다.

KBS는 1983년 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를 단독 중계하기 위해 25만 달러의 중계료를 냈지만, 대회조직위원회가 4강전을 앞두고 마이크와 부스 사용료 명목으로 추가 경비 3만달러를 요구한 탓에 100여분간 국제전화 통화로 경기 소식을 중계했다. 고인은 1972년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도 현지에서 중계했다. 1970∼1990년 고인이 중계한 국제 경기는 대부분 한국의 승리로 끝나 ‘승리를 부르는 캐스터’로 불리기도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중계에도 참가했다.

1971년 12월24일 성탄 자정 미사 중계 당시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박정희 정권을 비판하면서 중계가 중단되고 고인이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기도 했다. 1981년에는 방송 중 “전두환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라고 발언하는 실수를 저질러 방송본부장으로부터 회사를 그만둘 각오를 하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으나 실수로 관계자를 처벌해선 곤란하다는 대통령의 뜻이 전달돼 무사했다는 일화도 있다.

고인은 1988년 창립된 한국아나운서연합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KBS에서는 1998년 퇴직했다.

유족으로는 조영문·조문경·조은영·조형원씨와 사위 강상훈·강문·김창수씨, 며느리 박혜미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 3일 오후 2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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