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발사대 250대 전방 배치”···실제 화력 증강일까, 위협 과시일까

전방부대서 정상 가동 경우 ‘포병 화력 증강’

실전 배치 아닌 ‘과시적 행사’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북한이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발사대(TEL) 250대를 국경선 인근 부대에 배치한다고 5일 밝혔다. 해당 발사대가 모두 전방부대에 배치돼 정상 가동되면 북한 포병 화력은 크게 증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전 배치보다는 군수공업의 성과를 과시하는 데 방점을 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신형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가 국경 제1선부대에 인도되는 기념식이 지난 4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계획한 전선 제1부대 미싸일 무력건설의 1단계 목표를 점령한데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마다 우리는 신형무장장비의 세대교체 과정을 려과없이 온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전쟁을 방지하는 특별한 억제효과를 가진다”고 말했다.

해당 발사대는 근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라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바퀴 6개가 달린 발사대는 4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화성-11라형의 사거리는 110㎞로 추정된다. 북한은 2022년 4월 화성-11라형을 시험발사한 뒤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을 언급하며 소형 핵탄두 탑재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공언대로 발사대가 모두 전방부대에 배치돼 미사일이 정상 공급된다면, 북한 포병 화력은 크게 증강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11라형이 구형 122㎜ 방사포(사거리40㎞)와 240㎜ 방사포(사거리 65㎞)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사대 250대의 정상 작동 여부, 탑재 미사일 확보 여부 등은 검증되지 않았다.

실전 배치의 가능성보다 무력 과시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은 과거 무기의 전방배치 계획을 밝힌 뒤 지키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과시적 성격이 담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사일 시험 발사보다 단기간에 무기 대량 양산을 보여주는 것이 대외적으로 더 위협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분야 성과를 선전해 압록강 유역의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 위원장은 “온 나라가 큰물(홍수) 피해복구를 위한 투쟁에 떨쳐나선 시기임에도 국방력 강화를 어떤 환경 속에서도 정체없이 밀고 나가려는 우리 당의 투철한 의지의 발현”이라고 말했다. 두진호 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수해 복구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