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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통신조회’, 수사 앞세워 기본권 침해…검찰의 ‘고질병’ 또 터졌다

입력 2024.08.05 21:20

수정 2024.08.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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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통신조회 ‘관행’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사찰, 미친 짓” 강력 반발

검 “제한적 조회” 해명에도
“그 자체로 문제 소지” 비판

검찰이 올해 초 언론인과 정치인들을 상대로 무더기 통신조회(통신이용자정보 조회)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조회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검찰은 통신 가입자 내역 등 제한적인 내용을 조회했다고 하지만 수사를 앞세운 광범위한 조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언론·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위축시킬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지난 1월 피의자·참고인 등 사건 관계인과 특정 시기 통화한 것으로 파악된 전화번호의 가입자 정보를 통신사에 요청해 받아봤다. 이 중엔 언론인, 정치인이 상당수 포함됐는데 7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당사자들에게 조회 사실이 통보됐다.

‘무더기 통신조회’ 논란에 검찰은 지난 4일 “통신영장이 발부된 대상자들이 주로 언론인이고, 일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도 포함됐다 보니 통화 상대방에 언론인·정치인이 포함돼 가입자 조회가 이뤄진 것”이라며 “통화내역은 포함되지 않았고 조회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조회는 주기적으로 터지는 고질적인 문제다. 문재인 정부 때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 다수를 대상으로 통신 가입자 내역을 조회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통화 일시, 통화 시간,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파악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입자 내역의 경우 법원 허가가 필요치 않아 수사기관 재량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다 보니 전화번호 주인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입·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는 경우가 잦다. 이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무분별한 통신조회를 금지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을 30일 내에 당사자들에게 통지하는 제도가 시행됐는데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많다. 이번처럼 조회 시점으로부터 몇달이 지나 통지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수사기관이 통신조회 사실 통보를 3개월씩 최대 두 차례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통신내역 조회는 수사 대상이 된 당사자들에게 ‘당신과 교류 있는 사람들 정보를 추가 파악해 별건수사를 할 수 있다’는 위협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단순한 신원 확인만 했다”고 해명하지만 신원 확인 행위 자체가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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