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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제국의 일부로 본 조선”…한반도 국가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책과 삶] “중화제국의 일부로 본 조선”…한반도 국가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조선은 청 제국에 무엇이었나
왕위안충 지음 | 손성욱 옮김
너머북스 | 432쪽 | 2만9000원

조선 후기 무장 최효일(?~1644)의 삶은 만주 ‘오랑캐’와의 싸움으로 점철됐다. 정묘호란(1627) 후 최효일은 명의 장수 오삼계에게 합류했다. 명이 이자성의 난으로 멸망하자 오삼계는 전략적 요충지 산해관의 문을 열어 적이었던 만주인들과 함께 북경으로 향해 난을 진압했다. 북경의 명나라 관원들은 만주인 황자 도르곤에게 엎드렸으나 최효일은 오랑캐에게 무릎 꿇길 거부하고 명 숭정제 묘로 가서 1주일간 울며 단식하다 죽었다.

최효일에게 ‘중국’(中國·Middle Kingdom)은 곧 명이었겠지만, 만주 정권은 북경에 입성하기 전부터 자신을 중화로 만들기 시작했다. 만주가 중화 제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선과의 관계였다.

미국 델라웨어대 역사학과 교수인 왕위안충은 명·청으로 이어지는 ‘후기 중화제국’과 조선의 관계를 ‘종번’으로 규정한다. 서주시대에 성립된 이 개념에서 종(宗)은 중국 군주의 왕족 가계이며, 번(藩)은 중국 변경에 전초기지를 세운 왕실 일족이었다. 종번체제는 단순히 영토적 침략과 지배가 아닌, 가부장적 가치체계인 셈이다. 통상 명·청 교체는 1644년 만주족의 북경 점령을 기점으로 삼지만, 왕위안충은 병자호란 직후인 1637년 청과 조선이 종번 관계를 수립한 것이 청 제국의 중요 전환점이었다고 본다. 즉 조선은 청이 ‘중국’으로서 정통성을 수립하는 데 핵심 요소였다는 주장이다. 청은 이후 ‘조선 모델’을 적용해 몽골, 티베트, 신장 위구르, 안남, 유구 등에서 제국 질서를 구축했다.

중국과 조선의 종번 관계는 1895년 청·일 사이 맺어진 시모노세키 조약에 의해 공식적으로 끝나지만, 중국 지배층의 관념 속에서 조선은 여전히 보호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중국이 조선의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한국전쟁에 개입한 것도 이런 관념에 기인했다고 본다.

조선을 중화제국의 일부로 보는 저자의 시각은 한국 독자로선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중화제국이 세계사의 초강대국이었고, 한반도 국가들은 그 곁에서 어떻게든 생존을 도모해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아울러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선에서 우리를 돌아보는 지적 모험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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