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센강 개회식’ 다음은 “자동차 없는 올림픽”

김세훈 기자

열악한 대중교통 무시한 호언장담

“거짓 약속들이 올림픽 전통” 비판

파리의 ‘센강 개회식’ 다음은 “자동차 없는 올림픽”

다음 하계올림픽 개최국인 미국 LA 카렌 배스 시장(사진)이 11일 파리 올림픽 폐회식에 앞서 “자동차 없는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터무니없는 약속들이 오랜 올림픽 전통”이라며 “2028년 LA 올림픽을 자동차 없이 치르겠다는 말도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폐회식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LA 올림픽은 자동차가 없는 게임(no-car Games)이 될 것”이라며 “모든 경기장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파리는 도시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촘촘한 대중교통 시스템 덕분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올림픽 중 하나로 평가됐다. 반면 LA는 광활한 도시다. 로이터는 “LA는 인근 도시와 대중교통 연결이 가장 부실한 주요 미국 도시 목록에 자주 등장한다”며 “대중교통 시스템이 너무 열악해 여러 도시들과 함께 리스트에 오를 자격조차 없는 도시”라고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LA는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다’는 말을 인정하면서도 “교통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며 “올림픽 조직위는 버스 3000대 이상을 투입해 올림픽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셔틀버스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스도 이미 존재하는 교통 체증을 피해갈 수는 없다. 최근에도 LA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는 정체 상태에 자주 빠진다.

배스 시장은 “올림픽 기간 중 남부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원격 근무를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무인자동차 시스템 활용 가능성도 열었다. 로이터는 “자동차 없는 올림픽은 복잡성을 예고하는 거창한 계획처럼 느껴진다”며 “아마도 이행되지 않은 또 다른 거짓 약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혹평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인권 문제 개선과 중국의 세계 개방을 약속했지만 모두 철저하게 지켜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선수촌 빌리지와 주변 지역을 저렴한 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은 카타르 왕가에 팔았다. 경기장을 적극 재활용하겠다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약속은 크게 어긋났고 2021년 도쿄 대회도 여름 더위가 숨 막히지 않으리라 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고통스러웠다.

로이터는 “파리 올림픽은 센강에서 개회식을 하겠다는 등 가장 대담한 약속을 했고, 많은 면에서 약속을 이행했다”며 “그러나 오염된 센강을 정화하겠다는 약속은 완벽하게 이행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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