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평균 23.9세…LA 희망 키운 ‘Z세대’

파리 | 황민국 기자

구본길·김우진 제외하면

금메달리스트 모두 1020

도쿄 때보다 3.2세 젊어져

경기 즐기는 대범함·용기

‘금 13개’ 이상 기록도 기대

<b>마지막까지 즐기는 선수들</b>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에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생드니 | 연합뉴스

마지막까지 즐기는 선수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에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생드니 |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의 성화가 12일 꺼졌다. 다가올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향한 희망이 더욱 더 커졌다.

2000년 이후 태어난 한국 선수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애국가를 울렸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무대를 즐긴 이들이 이 경험을 안고 출전하는 LA 올림픽에선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기 충분하다.

대한체육회는 개막 전 금메달 5개로 종합순위 15위를 예상했지만, 금메달 목표를 불과 사흘 만에 채웠다. 최종 성적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 종합순위도 8위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반가운 대목은 최고의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은 Z세대의 등장이다. 올림픽을 즐긴 이들은 부족한 경험을 실력과 대범함으로 메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평균 연령이 27.1세였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23.9세로 확 젊어졌다. ‘뉴 어펜저스’(펜싱+어벤저스)의 맏형 구본길(35)과 남자 선수로 사상 첫 3관왕을 이룬 양궁 김우진(32)을 제외하면 금메달리스트는 모두 10대와 20대였다.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금메달 3개·은메달 3개)을 빚어낸 사격은 젊은 피의 대표 주자다.

‘신스틸러’로 주목받은 김예지(32)를 제외한 메달리스트 전원이 2000년대 이후 태어났다.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공기소총 혼성의 박하준과 금지현(이상 24)은 2000년생 동갑내기이고, 여자 25m 권총 금메달 양지인(21)과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오예진(19)은 2003년생과 2005년생이다. 또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여자 10m 공기소총)의 주인공인 반효진(17)은 2007년생으로 한국 선수단 전체의 막내였다.

금메달 5개를 쓸어담은 텃밭 양궁에서도 임시현(21)과 남수현(19)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20)은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 역시 박태준(20)과 김유진(24)이 오랜만에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다. 배드민턴의 안세영(22)은 한층 농익은 실력으로 금빛 스매싱을 자랑했다. 비록 금메달은 따지 못했으나 반등에 성공한 유도는 김민종(24)과 허미미(22)가 각각 남자 100㎏ 이상급과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에서 빚어낸 금빛 희망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Z세대의 강점을 잘 나타낸다. 김유진은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 24위로 금메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1·2·4·5위를 차례로 꺾는 이른바 ‘도장깨기’로 금메달을 따낸 뒤 “후배들에게 ‘올림픽 별거 아니야’라는 말로 자신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궁과 사격에서 무수히 나왔던 ‘슛오프’에서도 Z세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반효진은 10번째 사격에서 9점대로 흔들리며 동점을 허용했을 때 오히려 “2등으로 떨어진 줄 알았는데 동점이더라. 금메달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유진, 반효진처럼 도전이 두렵지 않은 새로운 세대의 대범함과 용기가 경험을 더한다면 LA에선 베이징, 런던, 파리(이상 13개)를 넘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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