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이르면 이번주 발표 입장
다음달 5일 팔레스타인과 1차전
세부전술 이해도 등 숙지 어려움
외국인 지도자 아쉬움만 더 커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의 코치진 구성이 좀처럼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홍 감독 선임 후에 한 달 넘도록 작업이 지연되면서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준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
13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국내 코치 2명, 유럽 출신 코치 2명에 대한 개인 합의는 마쳤다. 다만 각자 다 소속팀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세부사항을 조율해야 해 공식 발표까지는 며칠 더 기다려야 한다. 빠르면 이번주 중, 늦으면 다음주까지 늦춰질 수 있다.
조만간 발표가 이뤄진다고 해도 이미 많이 늦었다. 최종예선 첫 경기까지 채 한 달도 안 남았다. 대표팀은 다음달 5일 홈에서 팔레스타인과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을 치르고, 10일에는 오만 원정을 떠난다. 이달 26일 선수단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달 2일에는 선수들을 소집해야 한다. 이 일정을 고려하면 새 코치진이 선수들을 파악하고 홍 감독의 전술 철학을 공유하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 남짓이다. 특히 국내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외국인 코치들의 어려움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지난달 홍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최종예선 준비까지 촉박한 시간, 선수단 파악의 어려움 등을 들어 외국인 감독보다 홍 감독이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치진 구성도 한 달 넘게 못하면서 국내 감독 선임의 장점이 사라져버렸다.
이럴 거면 왜 국내 감독을 고집했냐는 말까지 나온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자신의 사단을 그대로 대표팀에 데려와 준비 시간을 줄였다.
협회는 홍 감독을 K리그 시즌 도중 빼 오면서 코치진 구성에 어려움을 자초했다. 전 소속팀 울산 HD는 K리그1 2연패 팀으로 우승 경쟁이 한창이다. 홍 감독을 대표팀에 뺏긴 상황에서 이케다 세이고 등 코치들까지 내어줄 수는 없는 처지다.
- 스포츠 많이 본 기사
이런 난맥상에 외국인 지도자의 장점만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은 앞서 지난해 박지수의 포르티모넨스(포르투갈) 입단 당시 직접 구단에 통화하며 이적을 도왔고, 김지수의 브렌트퍼드(잉글랜드) 입단 때는 추천서를 직접 써주는 등 대표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홍 감독 사단에는 유럽 출신의 전술 부문 코치가 합류할 계획이다. 홍 감독이나 협회나 한국만의 전술 철학을 강조했지만, 이 부분에서도 한국이 아직도 해외 선진 축구를 따라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여러모로 국내 감독 선임의 장점이 뭐냐는 말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