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운신 폭 제한적’ 판단…‘복권’ 환영하는 친명계

손우성·신주영 기자
<b>민주당 최고위 회의</b>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민주당 최고위 회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잘된 일” “지명직 최고 고려”
이재명 “숲 우거질수록 좋아”
‘일극체제’ 비판 부담감 덜어

복권발 ‘윤·한 갈등’ 부각하고
‘사면 남용’ 대통령 비판 나서

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친명)계 주요 인사들이 연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에 환영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김 전 지사 복귀로 이재명 ‘일극 체제’ 부담을 덜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22대 총선을 거치며 친명계가 민주당 전반을 장악한 만큼 김 전 지사 운신 폭이 그렇게 넓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히려 여권 분열 카드로 김 전 지사 복권 정국을 활용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 후보는 14일 오마이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지사 복권은 우리 진영을 강화하는 콘크리트로 작용할 것”이라며 “숲은 우거질수록 좋다. 고목 하나만 있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친명계 중진 정성호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으로선 (김 전 지사 복권이)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후보와 김 전 지사가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호사가들이 당 분열을 만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전날 YTN에 출연해 “김 전 지사가 사회적 역할 또 정치적 역할까지 폭넓게 적극적인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전 대표가 (2기 지도부에서)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지사는 대표적인 민주당의 영남 정치인이기도 하다”며 “빠르게 정계에 복귀해 여러 정치적 활동을 충분히 하고 또 영남 여러 지역 발전을 위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명계가 김 전 지사 복권을 환영하고 나선 배경엔 일극 체제 비판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이재명 단일 체제’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한쪽으로 몰리는 건 걱정”이라며 “김 전 지사 복권은 제가 원하는 바이고, 그 외에도 많은 분이 경쟁력 있는 후보로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떠나 있었던 김 전 지사가 당장 재기하긴 어렵다는 현실론도 김 전 지사를 견제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정 의원은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전 지사 복권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에 생긴 미묘한 균열을 부각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갈등이 이젠 지는 해와 뜨는 해, 소위 말해서 (한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게 되는 과정으로 전이되는 분명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김 전 지사와 함께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인사들이 대거 사면·복권된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실 때리기에 나섰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 때문에 국정농단 세력에게 공범 의식이라도 느낀 건가”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지사 복권이 비명계 결집 신호탄이 될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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