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우위’ 미 대선 여론조사 따져보니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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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근소하게 우위를 달리는 것으로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선거 분석 기관인 쿡폴리티컬리포트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 7곳(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애리조나) 중 6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했다.

여론 조사상의 한계나 대선 후보 초기 단계에서의 ‘허니문’ 효과 등을 고려하면 판세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된 이후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였던 열세를 일부 뒤집으면서 선거 흐름을 ‘리셋’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합주 지지율 양상 △경제 등 주요 현안 지지도 △후보 호감도 및 지지층 결집 정도 △제3후보 지지 하락 등 주요 지표별 추세와 의미를 정리했다.

경합주서 해리스가 우세한가?

이날 쿡리포트의 경합주 7곳 여론조사(조사기간 7월26일~8월2일, 유권자 2867명)에서 해리스 부통령(48%)과 트럼프 전 대통령(47%)의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차다. 산술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지난 5월 조사와 비교하면 역전된 결과라는 점이 주목된다. 당시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3%포인트차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고 6개 경합주에서 모두 우세했다.

그런데 이번엔 거꾸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바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열세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선 뒤 대선 승리에 핵심적인 경합주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추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7%포인트차로 앞서던 노스캐롤라이나를 해리스 부통령이 뒤집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우세’였던 남부 선벨트(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도 경합지역으로 재분류됐다(8일 쿡리포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블루월’(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 앞섰다(10일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

경제정책 지지도가 회복됐나?

대선 최대 쟁점인 경제와 이민 문제에선 야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면서 이들 이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했다. 지난 7일 마켓대 로스쿨의 ‘어느 후보가 더 문제를 잘 다룰 것인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앞서 5월 조사와 비교해 경제 문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21%에서 12%로, 이민 문제는 27%에서 18%로 줄었다. 지난 11일 파이낸셜타임스와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의 조사(8월1~5일, 유권자 1001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분야 신뢰도에서 42%를 기록, 트럼프 전 대통령(41%)을 앞서기도 했다.

WP는 경제·이민 문제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수세에 있기는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후보 교체 이후 약점이 이전보다는 완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민주당에 유리한 임신중지권 관련 두 후보 간 격차는 11%에서 23%로 크게 늘어났다.

지지자 ‘충성도’ 높아졌나?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무당층 지지 확대가 견인하고 있다. 특히 후보 호감도 상승은 민주당에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쿡리포트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호감도는 13% 수직 상승했다. 또한 NYT·시에나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87%가 자신이 선택한 후보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3개월 전인 60%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제3후보’ 변수의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된 이후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진보파 코넬 웨스트, 녹색당의 질 스타인 등 제3후보에 대한 지지가 12.2%에서 7.1%로 ‘반 토막’ 났다고 지적했다.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도 양당 후보 모두 싫다고 밝힌 유권자(double haters) 비중이 바이든-트럼프 구도에선 18%에 달했으나, 해리스-트럼프 구도에선 7%로 줄었다. 두 후보의 대결이 초접전 양상을 띠면서 제3후보 지지를 저울질하던 유권자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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